(기획)어려울때 빛이난다, 일반약 효자상품!

①동아제약 ‘박카스’ 현재까지 173억병 판매..1961년 첫 출시
“지구 52바퀴 돌고도 남은 거리”

입력 : 2012-06-03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조필현기자]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정부의 일괄약가인하로 제약사들의 신음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는 곧바로 제약사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산업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반의약품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떨어지는 매출을 보전하기 위한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일반의약품 사업이 활성화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산업환경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주요제약사들의 대표적인 일반의약품과 그 제품들에 얽힌 뒷얘기들을 몇차례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박카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이다. 강신호 동아제약(000640) 회장은 간장을 보호한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름을 생각하던 중 독일유학 시절에 본 함부르크 시청의 지하홀 입구에 서 있던 술과 추수의 신상 박카스를 떠올리게 된다. 주당(酒黨)들을 지켜주고 풍년이 들도록 도와주는 박카스 신. 이렇게 ‘박카스’는 탄생한다.
 
지난 1961년 ‘박카스’는 종합강간영양제(綜合强肝營養劑)로 출시된다. 그러나 ‘박카스’ 발매 이듬해 봄으로 접어들면서 예기치 않은 사태가 발생한다. 제제 기술이 미숙한 탓에 박카스의 외피를 형성하는 당의가 녹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동아제약은 새로운 대책을 수립할 수밖에 없었다.
 
동아제약은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박카스’의 제형을 20cc 앰플제로 변경해 ‘박카스 내복액’을 재발매한다. 하지만 당시 앰플 용기를 다루는 소비자들이 사용에 익숙하지 못해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그 이후 발매한 것이 현재와 같은 형태의 드링크 타입인 ‘박카스D’다.
 
◇본격 대량생산·광고·판매..‘3M 전략’ 시장공략
 
동아제약은 잦은 제품 개량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자양강장제의 후발주자였던 ‘박카스D’의 발매와 더불어 대량생산(Mass Production), 대량광고(Mass Communication), 대량판매(Mass Sale) 전략, 이른바 ‘3M 전략’을 세우고 공격적인 시장공략을 전개한다.
 
동아제약은 이때부터 의약품의 광고 스타일인 전문지를 통한 의사, 약사 대상의 광고방식에서 벗어나 TV, 라디오, 신문, 잡지, 옥외광고 등 모든 매체를 총동원한다. 그 결과 ‘박카스’는 드링크제로 발매한지 1년만인 1964년 드링크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다.
 
◇박카스는 지난 1961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173억병이 판매됐다. 거리로 따지면 지구 52바퀴를 돌고도 남은 거리다.
 
장수상품 ‘박카스’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76년 7월 오남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정부가 자양강장 드링크류의 일반 대중 광고를 못하게 한 것이다. 당연히 박카스의 성장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중광고는 1993년 재개됐다.
 
대중광고 금지기간 중 동아제약은 ‘박카스F’로 제품을 변경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지만 맛의 변화에 대한 소비자 불만 등으로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다. 이런 상황에서 ‘박카스’ 광고가 재개되면서 기존 드링크제 광고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광고를 시작했다.
 
◇휴먼스토리 광고, 소비자 공감 이끌어
 
이렇게 해서 세상에 선보인 광고가 묵묵히 음지에서 일하는 보통 사람들을 담은 새한국인 시리즈 캠페인이다. 휴먼스토리 광고의 시작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가’,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푼다’, ‘농촌부부’, ‘환경미화원과 아들’ 등 1997년까지 이어진 13편의 새한국인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면서 곧바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2000년대 후반 들어선 본연의 피로회복 측면을 강조했다. 2008년 시작한 ‘당신의 피로회복제는’ 캠페인은 물리적 피로뿐만 아니라 정신적 피로까지 아우를 수 있는 생활 속 다양한 피로 회복 상황을 화면에 담았다. 2012년 동아제약은 ‘대한민국에서 OOO로 산다는 것’이란 문구로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선보였다. 국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희로애락을 나누며 함께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 중점을 두었다.
 
1990년대 초 ‘박카스D’는 ‘박카스F(포르테)’로 리뉴얼 됐고, 2005년 3월 기존의 ‘박카스F’에서 타우린 성분을 두배(2000mg)로 늘리며 14년만에 ‘박카스D’로 업그레이드 된다.
 
2011년 9월 ‘박카스’는 의약외품 전환에 따라 달성공장에서 ‘박카스F’의 생산을 재개하게 된다. 새로 출시된 ‘박카스F’는 1990년대 ‘박카스F’와는 달리 카르니틴 성분이 함유돼 있으며 부재료를 추가해 청량감을 한층 높였다.
 
◇‘박카스’ 신화, 이제는 세계로!
 
‘박카스 신화’라는 말까지 만들어 내며 대한민국 대표 피로회복제로 자리잡은 ‘박카스’가 이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박카스는 현재 28개국(미국 중국 필리핀 몽고 캐나다 캄보디아 일본 호주 등)에 수출되고 있으며 점차 수출 대상국이 확대될 예정이다.
 
2010년부터는 캄보디아 시장을 동남아 전초기지로 개척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공략을 위해 각종 행사를 지원하고 있으며, 샘플링을 통해 제품 인지도도 높이고 있다.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약 7조원 규모이고,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호진 홍보부장은 “‘박카스’는 국내 판매량을 감안할 경우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며 “거점국가 성공전략을 통해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면서 세계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1961년 정제 형태로 처음 출시된 박카스는 1963년 현재와 같은 드링크 형태로 바뀐 뒤 2012년 2월 현재 약 173억병 판매됐다. 지금까지 팔린 병의 길이를 더하면 지구 52바퀴를 돌고도 남는다. ‘박카스’는 지난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체 매출 16.5%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슈퍼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올해 150억원~200억원의 매출 상승이 예상돼,  '박카스'가 약가인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아제약의 매출 실적에서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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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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