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그리스로 시작된 유로존 재정위기가 스페인과 유럽은행 부실로 확산되면서 한국의 신용위험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2019년만기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에 대한 CDS프리미엄은 지난 1일 (현지시간) 148bp로 전일대비 6bp올랐다.
5월 들어 그리스 위기가 스페인 재정 우려와 은행권 부실로 확산되면서 한 달 동안 30bp가까이 오른 것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상품으로 CDS 프리미엄 상승은 신용도가 나빠져 채권 발행비용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2019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도 전일대비 8bp 오른 145bp로 연중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달 1일 110bp에서 35bp가량 오른 것으로 조달 비용이 상승했다는 얘기다.
<자료:국제금융센터>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신용위험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기관을 비롯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했던 국민은행은 조달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채권 발행을 취소했다.
기업은행(024110)도 1억5000만스위스프랑 규모의 채권을 놓고 막판까지 금리를 조율하면서 겨우 발행에 성공했다.
조달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ㆍ하나은행 등은 당분간 달러화 채권 발행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로존 위기로 글로벌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선뜻 채권 발행에 나서겠다는 곳이 없을 것"이라며 "유로존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채권 발행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