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호' 첫 회의, 김한길과 긴장감 감지

金 "이번 당 대표 선거결과 당심·민심 외면"

입력 : 2012-06-11 오전 11:13:0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치열한 접전을 벌인 휴유증 탓일까. 새 지도부 첫 회의에서 이해찬 민주통합당 신임 대표와 김한길 최고위원은 손을 잡고 "정권교체"라는 구호를 함께 외쳤지만, 묘한 긴장감까지 감추지는 못했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많은 민심을 반영하는 선거였다"며 지난 경선을 자평한 뒤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결의를 다지는 구호를 외치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표가 "정권"을 선창하고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교체"를 삼창하는 퍼포먼스가 이어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새 지도부에게 발언을 넘기겠다던 박지원 원내대표의 말이 끝난 뒤 이 대표에 모바일 투표에서 역전을 허용한 김한길 최고위원이 입을 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김 최고위원은 "전국 16개 지역 경선에서 대의원들이 저를 12개 시도에서 1등으로 뽑으셨는데 최종적으로 저는 민주당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가장 많은 표를 받고도 당 대표가 되지 못했다"며 "당원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들께도 죄송하다"며 " 이번 당 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동안 <한겨레>를 포함한 세 언론기관이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누가 가장 민주당 대표에 적합한가'를 묻는 여론조사가 있었는데 모두 제가 1위였다. 3곳 가운데 2곳에서는 2위와 거의 두배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그런데도 제가 대표가 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당심과 민심이 일치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번 당 대표 선거결과는 당심과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 쓴소리를 이어갔다. 회의실에 묘한 긴장감이 감지됐음은 물론이다.
 
김 최고위원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새 지도부는 이 점을 유념해서 당심과 민심을 수용하는 것에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각오를 새기면서 저 역시 대선승리를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선승리는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성 담보에서 시작한다"며 "총선실패가 계파공천에서 시작했듯 공정한 대선후보 경선은 대선승리의 출발점이다. 저는 특히 이번 경선의 과정을 통해서 경선 공정성을 담보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경선 과정에서 제기했던 박지원 원내대표의 '이해찬 지원설'까지 꺼냈다.
 
새로이 출범한 '이해찬 호'의 여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짐작케 할 수 있는 첫 회의 모습이었다는 평가들 속에서, 이 대표가 친노와 비노그룹 사이의 당내 화합을 어떻게 이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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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