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빠진 카드사.."용역결과 원가율 너무 높아 수수료 인하 부담"

총원가율..용역 1.80% vs 카드사 자체 테스트 2% 이상
금융당국 "카드대출에서 수익 올리니 내릴 수 있다" 강경

입력 : 2012-06-12 오전 10:56:04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연구용역에 따른 시물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가맹점수수료 인하 수준 결정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카드사 자체 모의테스트 결과, 용역 연구결과보다 실질적인 원가율이 높게 나와 금융당국이 원하는 수준의 수수료 인하를 했을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카드대출 부문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인하 여력이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5월 초 여신협회와 각 카드사 실무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가맹점 수수료 체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연구용역 결과를 각 카드사별 환경에 맞춰 시물레이션을 해왔다.
 
연구용역의 경우 9964개의 가맹점을 표본추출해서 분석한 것으로 각 카드사별로 가맹점을 대상으로 모의테스트를 실시했다. 
 
수수료율 산정방식은 업종이 아닌 가맹점별로 기준을 삼았다. 
 
이 경우 건당 고정비용(밴사 수수료)과 자금조달비용, 대손비용, 일반관리비, 공용마케팅비, 업무대행수수료, 마진, 개별마케팅비 등을 거래금액당 총 원가율로 정의해 이들을 합친 것이 가맹점 수수료율이 된다.
 
연구용역 결과 총 원가율은 1.80%로 나왔다. 연구용역 결과대로 총원가율이 1.80%일 경우 수수료율 평균 하락 수준이 2.09%에서 1.91%로 낮아진다.
 
특히, 전체 82.6%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1.6~2.1% 구간에 포함되게 돼 수수료 인하 대부분 가맹점이 수수료 인하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카드사들의 자체 모의테스트 결과 총원가율이 연구용역 결과보다 높은 것으로 나오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개별 카드사들이 모의테스트를 해본 결과 총 원가율은 2%가 넘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율이 높게 나오면서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각 카드사들이 모의테스트를 해본 결과에 대해서 경영진이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사 원가율이 올라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대형 가맹점의 경우 낮게 책정하고 다른 가맹점의 경우 원가율보다 높게 책정해왔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신용카드사의 수익이 신용판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카드대출 부문에서 많은 수익을 보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수수료 인하는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신용판매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지금과 같은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은 카드대출에서 충분히 수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라며 “대형가맹점은 현실화 시키고 중소형 가맹점은 내릴만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최대한 이달 말까지 업계 태스크포스(TF)에서 조율된 가맹점 수수료 체계개선 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발표할 가맹점 수수료 체계개선의 주요 내용은 중소가맹점 범위,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 범위, 수수료 산정시 준수해야 될 모범규준 등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가맹점의 부당행위를 막을 수 있는 방안과 카드사들의 밴사 수수료 인하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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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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