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 S씨(55)는 L카드사에게서 기존 카드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카드로 바꾸면 2만원(기본연회비 1만원+제휴연회비 1만원)인 연회비를 1년간 면제해준다는 전화를 받았다. 현재 기존 카드에 대한 연회비를 납부하고 있는 S씨는 좋은 조건이란 판단에 카드를 교체발급받았다.
최근 카드사들이 기존 카드와 전혀 다른 새로운 상품의 카드 발급을 권유, 발급하면서도 기존회원이란 이유로 일부 연회비를 면제해 주는 등 금융당국의 지도사항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체발급, 즉 새로운 카드 발급시 기존회원이라도 초년도에는 기본연회비가 아닌 제휴연회비는 의무적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무분별한 카드발급을 막기위해 초년도 연회비를 고객이 의무부과하도록 지도했다.
이 같은 규정에도 최근 카드사들이 기존 회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카드로 교체발급을 권유하며 1년간 연회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연회비에는 기본연회비와 제휴연회비가 있다.
표준약관에는 새로운 카드 발급 혹은 교체시 초년도 제휴연회비는 고객이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단, 제휴처가 추가되는 경우는 교체상품을 새로운 카드가 아닌 기존 카드와 같은 상품으로 보기 때문에 '연회비 면제 혜택'이 규정상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름도 다르고 서비스·혜택 등 상품 구성 내용이 기존카드와 전혀 다른 카드를 새롭게 교체발급하는 경우에도 제휴연회비를 면제하는 것은 금융당국의 지도사항을 어기는 것이란 지적이다.
게다가 금융당국마저 카드사들의 이런 변형적 혜택 제공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심각성을 더 했다.
금융감독원은 본보의 취재 내용을 들은 후 "교체발급 시 카드사들이 초년도 연회비를 고객에게 부과하고 있는 줄 알았다"라고 말해 이런 내용을 전혀 몰랐음을 시사했다.
이후 이 관계자는 "완전히 다른 상품으로 교체발급할 경우 해당 카드의 초년도 연회비는 면제해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본연회비는 회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초년도 이후부터는 면제가 가능하지만 새로운 카드로 교체 시 초년도 제휴연회비는 의무적으로 고객이 부담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도 "새로운 카드로 교체발급 시 기본연회비는 초년도 연회비에 해당하지 않아 면제해주는 것이 가능하지만 제휴연회비는 고객이 부담하는 게 원칙"이라고 인정했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드시장이 이미 포화됐기때문에 새로운 고객유치를 넘어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사용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카드사들이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기존고객 대상으로 마케팅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