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딸, 아버지 '출정식'에 불참하는 이유는?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입력 : 2012-06-14 오후 2:09:34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전 그게 너무 눈물나고 슬프고 무서워요. 아버지의 결정을 저는 싫지만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와 제 아이 그리고 우리식구들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아요."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의 딸이 오는 17일 문 의원의 대선 출마 선언식에 불참하는 이유다.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15일 자신의 트윗에 글을 올려 17일 오후 5시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스피치 콘서트 바람-내가 꿈꾸는 나라,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에 문 의원 가족들을 참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탁 교수는 먼저 "누군가의 남편이며, 누군가의 아버지며, 또 누군가의 할어버지이며, 여전히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어쩌면 그가 평생을 일궈낸 가장 큰 자랑이며 동시에 가장 큰 위안일 것"이라며 "그래서 어려운 결단을 한 그의 첫번째 선언에 다른 정치인들이나, 동원된 대중, 연출적으로 맞추어넣은 사람들 보다는 그 가족들이 그를 지켜봐주고 그가 떨리는 목소리로 선언을 마치면, 서로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안아준다면, 저는 그 모습이 어떤 화려한 출마행사보다 의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탁 교수는 이같은 취지를 문 의원에게 설명하고 가족들을 데리고 나와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문 의원은 "우리 가족들은 아마 각자 선택해야 움직일 것"이라며 가족들 각자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탁 교수는 문 의원의 딸에게 전화를 걸어 콘서트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 설명하며 참석을 부탁했다.
 
하지만 문 의원의 딸은 탁 교수에게 "그건 아버지의 결정이고 아버지가 하는 일인데 왜 제가 거기 나가야 하죠?"라고 반문하며 "전 아버지 출마도 개인적으로는 반대고 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은 더더욱 싫다"는 거부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다.
 
문 의원의 딸은 이어 "아버지가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내렸는지 아시지 않나요? 또 그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도 알고 계시잖아요?"라고 재차 되물은 뒤 "알죠, 우리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그리고 아버지가 절대 자길 위해서 나서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죠? 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일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단 한번도 가족에게 무엇인가를 강요하거나 따르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거부의사를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 교수는 다시 한번 "그래도 한번만 나와달라. 대의라는 게 있지 않나? 딸바보 소리를 듣는 아버지 아니었냐?"라며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다시 돌아온 답변에 탁 교수는 문 의원의 딸을 콘서트에 참석토록 하는 기획안을 포기하고 말았다.
 
"노무현 아저씨 가족들 보셨잖아요? 전 그게 너무 눈물나고 슬프고 무서워요. 아버지의 결정을 저는 싫지만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저와 제 아이 그리고 우리식구들이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아요."
 
한편 17일 열리는 콘서트에는 김C, 안녕바다, 옥상달빛, 소설가 조정래와 시인 안도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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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