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은 필요할 때 자금을 융통해 경제주체들이 원활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금융제도나 정책적 오류·부실, 금융회사의 횡포, 고객의 무지와 실수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금전적·정신적 피해와 손실,부당한 대우를 당할 때가 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금융소비자들이 이런 손실과 피해를 입지 않고 소비자로서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사례를 통해 보는 '금융소비자권리찾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에 거주하는 박 모씨는 지난 2007년 2월 K생명보험사 설계사로부터 여러 차례 CI
(Critical illness 중대한 질병)보험 가입을 권유받았다.
고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설계사의 말에 가입을 결심한 박씨는 과거 치료 및 진
단사항 등 가입 전 알림의무사항을 성실히 고지하고 CI보험에 가입했다.
보험에 가입한지 약 4년만인 지난해 5월 박씨는 몸이 피곤하고 목 부위에 멍울이 만져져 병원을 방문했다. 검사 결과 갑상선암이었다. 암 진단 20일 후 박씨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회복세에 접어든 박씨는 보험사를 직접 방문해 보험금 청구를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그런데 며칠 뒤 박씨는 보험사 담당자로부터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 갑상선암은 보험약
관상 중대한 암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보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박씨는 "가입당시 보험설계사로부터 모든 암이 중대한 암에 해당한다고 들었다"며 "반면 청약당시 중대한 암, 중대한 뇌출혈 등 CI보험상 '중대한'의 정의가 무엇인지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험약관 확인 결과 '갑상선암은 중대한 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박씨는 결국 갑상선암에 대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
CI보험은 보험가입자에게 중대한 질병, 중대한 암, 중대한 수술 등이 발생했을 때 사망
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지급하는 보험이다.
보상 대상에 해당할 경우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만들어졌지만 보상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어려운 용어로 설명돼 있어 충분한 사전 설명 없이 가입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 가입시 모집자가 CI보험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아 계약자 대부분은 CI보험을 일반건강보험과 유사한 보험으로 생각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까다로운 보상조건 때문에 보상을 받지 못한 민원인들로부터 다수의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I보험 가입시 보상하는 손해와 보상하지 않는 손해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한 후 가입을 해야 한다"며 "계약자는 목적에 따라 까다로운 보상조건이지만 고액을 받을 수 있는 CI보험에 가입할지, 일반적으로 대부분 보상이 되는 일반보험을 선택할 지 신중히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