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그리스 연합정부가 구제금융 재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곧 그리스를 방문할 트로이카 실사단을 상대로 재협상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연합정부는 트로이카 실사단 방문을 이틀 앞두고 구제금융 조건을 재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긴축정책 이행 시한은 종전의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최소 2년 이상 연장할 것을 협상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그리스의 연합정부를 구성한 신민당, 사회당, 민주좌파 등 3당은 지난 21일 첫 내각회의에서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체결한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안을 재협상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 연합정부는 "긴축정책 이행 목표 기간을 오는 2016년까지 최소 2년간 연장해 급여와 연금에서 추가 삭감을 막을 것"이라며 "오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 인력 15만명을 감원하는 계획도 취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식품 부문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도 기존의 23%에서 13%로 낮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리스 연합정부의 새로운 계획에 따르면 "구제금융을 받으며 금지했던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교섭권을 부활시키고, 수입의 25% 이하인 세금 체납액은 재조정해 납세자들의 세금 부담을 경감시켜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스 연합정부의 이 같은 구제금융 재협상안은 기존 구제금융의 조건을 지키겠다고 공약해 제1정당이 된 신민당의 약속과는 다를 뿐만 아니라,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재협상은 없다는 독일 등 유로존의 입장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사마라스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오는 28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해 그리스 문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이번 회의에 난항이 예상된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