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26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한 비관론 확산으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국제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의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달러·엔 역시 80엔을 하회했다.
이날 스페인은 EU에 은행권 자본확충을 위한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으나, 유로안정화기구(ESM) 활용시 선순위 지위 부여로 기존 민간채권단들이 후순위로 밀리게 되는 문제가 있는데다 은행 구제금융에 한정해 사용하는 지금의 최종 상환책임이 정부에 있어 결국 은행권 부실이 정부로 이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됐다.
당초 오는 7월1일에서 9일로 가동이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던 ESM이 이보다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과 그리스에 대한 트로이카(유럽연합, 국제통화기금, 유럽중앙은행) 실사 연기 등 당초 일정마저 순항하지 못한 데 따른 우려도 유로존 관련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만,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 28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으나, 지난 6월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후속 조치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EU 정상회의에 대한 회의론과 전일 국내증시의 급락세 그리고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 등으로 환율은 주요 지지선인 1150원을 앞두고 지지력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다만, 한국경제의 상대적인 견조함과 상단에서의 꾸준한 네고(달러매도)는 환율의 급등도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오늘 일본 중의원에서 소비세 인상안 표결이 예정돼 있다"며 "오늘 환율은 국내증시의 추가 하락 정도와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질지 확인하며 1160원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선물 예상범위는 1160~1167원.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EU 정상회담과 관련된 비관론이 확산되며 글로벌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국제외환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가운데 오늘 원·달러 환율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이벤트를 앞두고 급격한 안전자산 선호심리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반기말을 맞은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 출회 등이 환율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진단했다.
변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의 글로벌증시 동조 가능성과 외국인의 주식 매도 지속 여부 그리고 유로·달러 1.25달러 하향이탈 여부 등이 서울외환시장의 달러매수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며 "오늘 환율의 장중 상승폭 확대 가능성 역시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선물 예상범위는 1158~1168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