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1년 명과 암③)비싼 LTE폰, 이통사-사용자 모두 '부담'

입력 : 2012-07-04 오후 4:19:18
[뉴스토마토 서지명·이한승기자] 이동통신시장이 신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으로 급격히 재편됐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오히려 역성장했다. 시장이 너무 LTE로만 치우친 나머지 3G 또는 피처폰 고객들은 소외되고 있고, 높아진 단말기 출고가로 인해 이통사와 소비자들에게게 모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싼 LTE폰에 집중하는 제조사..사용자 부담↑
 
휴대폰 제조사들이 3G나 피처폰보다 가격대가 높은 LTE폰에 마케팅 등 판매를 집중하며, 사용자들의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의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940만여대의 휴대폰이 판매됐고, 이 중 LTE폰은 580만여대로 62%를 차지하며, 그야말로 LTE폰이 대세가 됐다.
 
삼성전자(005930)는 올 상반기 국내에 갤럭시S3, 갤럭시R스타일 등 2종의 LTE폰과 갤럭시M스타일 등 2종의 3G폰, 2종의 피처폰을 출시했다.
 
언뜻 보면 LTE폰과 3G폰, 피처폰으로 다양한 기기를 출시한 것처럼 보이지만 판매는 LTE폰에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3 LTE는 이동통신사 3사를 통해 출시되는 반면, 갤럭시S3 3G는 SK텔레콤(017670) 단독으로만 출시되는 것만해도 LTE폰에 대한 집중도를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갤럭시노트·갤럭시S2 HD·갤럭시S2 LTE의 누적 판매량이 지난 5월까지 500만대를 넘어섰다"며, "특히 갤럭시노트는 6월 판매량까지 합산해 누적 3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LTE폰 올인 전략'을 내세운 팬택은 지금까지 2종의 LTE폰을 출시했고, LG전자(066570)도 옵티머스 뷰와 옵티머스 LTE2 등 2종의 LTE폰을 출시했으며, 양사 모두 앞으로 LTE 모델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어서 LTE폰 집중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소니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나 HTC 등 해외제조사는 LTE폰 뿐만 아니라 3G폰도 만들고 있지만, 애플을 제외하고는 국내에 휴대폰을 내놓지 않아 국내 LTE폰 집중현상은 더 심해진 상황.
 
김수진 팬택 마케팅전략팀장은 "현재 LTE폰 시장이 거의 60~70% 수준이고, 앞으로 LTE폰 시장만 남게될 것"이라며 "3G폰이나 피처폰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어 MVNO나 자급제 시장에서만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팬택은 더이상 3G폰을 만들 계획이 없고 다른 제조사들도 제한적으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LTE폰에 대한 집중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사용자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LTE폰의 출고가는 옵티머스 LTE2(93만5000원), 베가레이서2(91만3000원) 등 90만원을 상회할 뿐만 아니라 갤럭시노트(99만9000원), 갤럭시S3 LTE(99만4000원) 등 100만원에 육박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
 
가입할 때 이통사가 할인혜택을 제공하지만 높은 통신요금에 3G폰보다 월등히 많은 가격까지 지불해야 LTE폰을 사용할 수 있어 사용자들의 부담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업계는 "갤럭시노트가 심리적 방어선인 100만원을 넘지 않는 99만9000원에 가격이 책정됐지만, 출고가 100만원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가격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단말기 가격 상승, 이통사도 부담
 
LTE폰 확산으로 인한 단말기 가격상승은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통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제조사로부터 단말기를 수급받는 이통사는 자사의 LTE 서비스 확장을 위해서라도 LTE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이 반갑지만, LTE폰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보니 수익을 내기위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지난 1년새 통신시장이 LTE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며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통신요금 부담은 평균 20% 이상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통신사들의 실적은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LTE폰으로 대표되는 단말기 수급비용 증가와 LTE 설비투자, 이통사들의 마케팅비 급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높은 사양과 고급기술로 무장한 LTE폰의 출고가 상승은 제조사와 계약을 맺는 이통사의 지출 확대를 가져왔다.
 
게다가 LG유플러스(032640)를 필두로 통신사간 LTE 전국망 조기 구축 경쟁이 가열되며 투자비가 늘었고, 이는 망 고도화로 확장되며 비용지출이 증가했다.
 
LTE 가입자 급증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며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과열경쟁을 펼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4월에는 이를 우려한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행위 긴급중지'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같은 과열은 초기 LTE 시장에서 유치한 가입자가 향후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변수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쟁요인이 통신사들의 실적악화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동섭 SK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3G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요인으로 LTE망을 조급하게 깐 결과"라며 "설비투자가 늘어난 데다 경쟁요인으로 마케팅비용이 함께 늘면서 비용이 악화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술은 진일보하고 있지만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는 번호이동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에서 사업자들은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을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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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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