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직장인 한 모씨(29)는 카드를 발급받으면 제주도 2인 왕복 항공권을 준다는 모집인의 말에 본인은 물론 주변 지인 3명에게 소개해 카드를 발급받았다.
하지만 모집인으로부터 받은 항공권을 사용하려면 숙박, 렌트카 등 지정된 업체를 이용해야하는 제약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모집인에게 속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카드발급을 조건으로 모집인이 제공하는 항공권, 영화관람권 등 사은품에 제약조건이 많아 소비자들을 사실상 속이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6일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연회비의 10%를 초과하는 사은품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8월부터 카드발급기준이 강화돼 신규고객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질 것을 예상되면서 카드 모집인들의 불법모집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불법모집인이 제공하는 사은품이 실제 사용하는 데 있어서 제약이 많다는 점이다.
한 씨는 "제주항공권을 준다기에 카드를 신청했는데 막상 항공권을 받아보니 지정된 숙박업체를 이용해야하는 조건이 있다"며 "지정된 숙박이나 렌트 업체도 저렴한 가격이 아니어서 결국 제돈 주고 가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성수기에는 유류세, 추가 숙박비, 추가 렌트비 등 80만원을 추가해야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는 "이런 조건때문에 직접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티켓을 파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모집인이 제공하는 무료 영화관람권도 마찬가지 '미끼'다.
직장인 이 모씨(31)는 카드를 발급하는 조건으로 24회분 관람이 가능한 기프트카드를 받았다. 그러나 2인 관 람시 1인 무료, 좌석선택 불가, 당일 예약 불가 등 조건이 있었다.
이 씨는 "카드를 발급할 당시에는 항공권이나 영화관람권을 이용할 때 조건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신규회원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이처럼 미끼 사은품으로 고객을 우롱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한 카드 모집인은 "사실 사은품은 모집인 개인 비용으로 주고 있다"며 "다른 모집인들도 더 좋은 사은품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때문에 경쟁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히려 소비자들도 다른 모집인하고 사은품을 비교해 더 좋은 것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모집인이 제공하는 사은품 가운데는 겉으로는 무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조건과 제약이 많은 경우가 있다"며 "신규회원 유치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다한 경품은 일단 의심해보는 게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