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로펌, 국내진출 '선봉'에 유력인사 인척 대거 포진

박영선 의원 남편 이원조 변호사 '디엘에이 파이퍼' 근무

입력 : 2012-07-19 오후 4:01:48
[뉴스토마토 권순욱·최기철기자] 한국 법률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는 외국로펌들이 국내 정관계 주요 인사들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변호사들을 앞세워 시장 공략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이 미국로펌 '디엘에이 파이퍼(DLA Piper)'의 이원조 미국변호사다. 그는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의 남편이다.
 
샌프란시스코대 법학박사 출신으로 한국IBM 상임법률고문과 전무이사를 역임했으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디엘에이 파이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일본 도쿄 사무소에 상주하고 있지만 한국사무소가 문을 열게 되면 곧바로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
 
디엘에이 파이퍼는 현재 법무부에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심사에 앞서 대표 변호사 등의 외국법자문사 자격심사 중이다.
 
지난 16일 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은 미국로펌 '롭스 앤 그레이(Ropes & Gray)'의 한국사무소 대표인 김용균 변호사도 배경이 화려하다.
 
그는 독립운동가 가문의 자손으로 부친이 김응수 예비역 소장이다. 김 소장은 6군단장을 맡아 군을 지휘했으며, 1961년 5·16 군사쿠데타에 반대하다가 전역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 때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간 김 변호사는 조지타운 Law Center J.D를 마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미국과 유럽 로펌에서 28년간 변호사로 경력을 쌓고 이번에 고국에서 일하게 됐다.
 
국무총리나 장관의 자제들도 있다. 강성룡·강효영·이용국 미국변호사가 그들이다.
 
강성룡 변호사는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장남으로, 최근까지 법무법인 세종에서 근무했다. 지난 6월 미국로펌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O'Melveny & Myers)'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의 한국사무소 대표로 현재 법무부에서 공동대표인 박진원 미국변호사와 함께 외국법자문사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강 변호사의 동생인 강효영 변호사는 영국로펌 '링클레이터스(Linklaters)' 홍콩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링클레이터스의 한국 진출시 선발대로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강 변호사 형제는 롭스 앤 그레이의 한국사무소 대표 김용균 변호사와 외사촌지간이기도 하다.
 
롭스 앤 그레이와 같은 날 사무소 설립인가를 받은 영국로펌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의 이석준 미국변호사는 '서울대 4·19 선언문'을 작성한 이수정 전 문화부 장관의 아들이다. 미국변호사인 이석우 카카오톡 공동대표와 형제지간이기도 하다. 이 변호사는 현재 한국사무소 엔트리에는 빠져있지만 내년에 추가로 한국에 파견될 예정이다.
 
전·현직 외교관 집안 출신의 변호사들도 외국로펌에서 활동하며 한국 진출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최근 법무부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예비심사 중인 미국로펌 '클리어리 코틀립(Cleary Gottlieb)'의 한국사무소 대표 이용국 변호사는 이시영 전 UN주재 한국대사의 아들이다.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 변호사가 된 그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한국 내 사정에 밝고 넓은 인적 네트웤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로펌 '심슨 대처 앤 바틀렛(Simpson Thacher & Bartlett)' 홍콩사무소에서 근무 중인 박진혁 미국변호사는 아버지가 박수길 전 UN주재 한국대사다. 박 변호사는 현재 손영진 한국사무소 대표를 홍콩에서 근접 지원하는 임무를 맡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사무소에 상주하며 업무를 챙길 예정이다.
 
심슨 대처 앤 바틀렛은 최근 법무부에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 예비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또 미국로펌 '스콰이어 샌더스(Squire Sanders)'의 한국사무소 대표를 맡은 김준용 미국변호사는 '성 김' 주한 미국대사와 형제지간이며, '폴 헤이스팅스(Paul Hastings)' 소속의 강원석 미국변호사는 저명한 언론학자인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의 아들이다.
 
이같이 외국로펌들이 정·관계 유력인사의 '아들'들을 한국사무소 대표로 지정한 것을 두고는 해석이 분분하다.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한 대형로펌의 변호사는 "우리나 외국이나 변호사 업무는 인맥"이라며 "계획된 전략적 포석이 아니라고 해도 신흥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업무를 많이 다뤄 온 다른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물론 도움이 안 될 수야 없겠지만,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로펌은 기존에 이미 국내 클라이언트들을 확보한 상태"라며 "외국로펌들이 유력인사의 친인척 관계에 있는 변호사들을 전략적으로 앞세웠다고 보기는 무리"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국내 진출 외국로펌 주요 변호사
 
로펌명 이름 주요 학력 및 경력 인척관계
디엘에이 파이퍼
(DLA Piper)
이원조
미시건대 로스쿨
김&장 법률사무소
한국IBM 법률고문
박영선 국회의원 남편
클리어리 고틀립
(Cleary Gottlieb)
이용국
하버드대 로스쿨
프리스턴대 졸업
김&장 법률사무소
이시영 전 유엔대사 아들
스콰이어 샌더스
(Squire Sanders)
김준영
조지타운대 로스쿨
성 김 주한 미국대사 형제
심슨 대처 앤 바틀렛
(Simpson Thacher & Bartlett)
박진혁 시카고대 로스쿨 박수길 전 유엔대사 아들
롭스 앤 그레이
(Ropes & Gray)
김용균
조지타운대 로스쿨
미시건대 MBA
미 연방정부 노동법 송무 변호사
대우그룹 IHC 근무
LGD 사외이사
현 감사위원회 위원
김응수 예비역소장(5.16반대하다 전역) 아들.
증조부는 만주에서
독립운동
강성룡·강효영 변호사
사촌
 
오멜버니 앤 마이어스(O’Melveny & Myers) 강성룡 법무법인 세종 강영훈 전 총리 장남
링클레이터스(Linklaters)
            
강효영
조지타운대 로스쿨
법무법인 율촌
Allen & Overy
김&장 법률사무소
강영훈 전 총리 차남
클리포드 챈스
(Clifford Chance)
이석준
밴더빌트대 로스쿨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한국은행
이수정 전 문화부장관 아들
 이석우 카카오톡 사장 형제
 
폴 헤이스팅스
(Paul Hastings)
강원석    
옥스포드대
영국 변호사
강현두 서울대 명예교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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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