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이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강기갑 대표-심상정 원내대표 지도부의 리더십이 도마에 올랐다.
통합진보당은 23일 오전 8시 국회에서 제명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의총은 강 대표와 심 원내대표가 수차례 장담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표결이 있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25일 열릴 중앙위원회 이후로 의총을 연기하자는 구 당권파의 요구에 중립 성향 김제남 의원이 동의를 표시하면서 제명 표결은 아예 하지도 못했다.
전체 의원 13명 가운데 7명(심상정·노회찬·강동원·박원석·서기호·정진후·김제남)이 모여 정족수를 충족해 의총은 개최됐으나, 7명의 만장일치 찬성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결국 김제남 의원의 반대에 부딪힌 원내지도부는 26일 오전 8시에 제명 의총을 다시 열기로 했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비롯한 구 당권파 의원 6명이 참석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제명 의총을 열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원내지도부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24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쇼가 됐다"고 탄식했다.
당내에서도 충격은 커 보인다. 두 의원 제명 불발 소식을 접한 혁신파 성향의 당원들은 "이제는 지쳤다. 탈당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잇따라 올리기도 했다.
혁신을 기치로 내건 강기갑호가 비례경선 부정사태에 따른 내홍을 털고 당 정상화를 이끌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제명 연기로 인해 산산조각이 났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5일 중앙위에서 경쟁명부 비례후보자 총사퇴안과 중앙당기위원회의 두 의원 제명 징계안을 뒤집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두 의원 제명으로 여론을 전환하고 당직자 물갈이 등 혁신 드라이브를 걸려고 했던 강기갑 체제의 계획이 제명 연기로 물거품이 됐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다.
결국 통합진보당 내홍은 다시 한 번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진 모습이다. 지도부의 무능 역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더불어 국민들의 피로감은 계속 커져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