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 부결에 혁혁한 공을 세운 김제남 의원의 태도가 통합진보당 안팎에서 도마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 의원은 중립이 아닌 석기파였다"고 성토한 강동원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어떤 경로로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애당초 (제명을) 이행할 의사가 없으면서 합의를 했는지 밝혀라"고 울분을 토했다.

 

강 의원은 "부결된 직후 잠도 한 숨 못자고 요즘 말로 '멘붕'에 빠졌다"며 "혁신파 의원들은 결코 부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유는 지난 23일 제3차 의총서 논의됐던 결과물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의원은 25일 중앙위 이후에 의총을 개최하면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 처리에 동의한다고 했다"며 "이 내용을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전 원내대표가 확인했다. 두 의원을 동시에 제명 의결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그렇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심상정 전 원내대표는 무수한 인내와 비난,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끼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며 "그런데 김 의원은 사전에 아무런 통보나 상의도 없이 제명에 찬성하는 의원들을 안심이라도 시키듯, 국민과 당원들의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제명안을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럼으로써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의원들께서도 김 의원이 23일 합의한 의사를 다시 한 번 밝혔다고 이해를 했고 오후 6시에 토론을 종결한 후 투표를 시작한 것"이라며 "의원들의 정치적 합의사항을 아무런 사전대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국민적 관심사인 제명을 부결시킨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당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 그리고 합의에 참여했던 동료 6명에 대한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명에 찬성했던 의원들은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져있다"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지는 더 논의를 해야겠지만, 김 의원은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비겁하게 숨지 말고 당당하게 이 과정을 밝혀라"고 거듭 촉구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에게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구 당권파와 함께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탈당이나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