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IRP시장 선점 '각축전'..불황탈피 새 수익원 '주목'

입력 : 2012-07-28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으로 개인형퇴직연금(IRP) 시대가 본격화된 가운데 증권업계가 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열린 IRP 시장이 제모습을 찾기까지는 당분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IRP에 대한 관심이 적은데다 일반 근로자들이 정확히 이해하기도 힘들어 계좌 운용이 활성화 되는 시점에야 IRP시장의 본격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증권업계로서는 오는 2020년 수조원대 급성장이 기대되는 IRP 시장이 놓칠 수 없는 새로운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화된 IRP,  이전과 비슷하지만 달라
 
IRP는 이전 IRA와 달리 가입근로자에게 강제성이 주어진다는데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이전 근로자는 퇴직 적립금을 회사가 운용하고 운용수익을 받는 확정급여형(DB)과 근로자가 직접 운용해 수익금을 퇴직금으로 지급받는 (DC)형 중 선택해 퇴직급여를 적립해왔다.
 
또, 이직이나 퇴직시 퇴직급여를 일시금으로 받거나 IRA계좌를 통해 일정 시점부터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IRP 제도 시행에 따라 앞으로 DB와 DC가입자는 이직, 퇴직 등으로 퇴직금을 수령할 경우 일시금대신 개설한 IRP 계좌를 통해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근로자는 IRP 계좌로 들어온 퇴직급여를 은퇴시점까지 퇴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의 정기예금에서부터 주가연계증권(ELS)까지로 다양하게 구성된 포트폴리오에 맞춰 노후자금 설계에 나서야 한다.
 
또, DB와 DC형 가입자는 이후 개인연금 대신 IRP 계좌를 통해 연간 1200만원의 추가 납입도 가능해져 은퇴자금 설계를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게된다.
 
이전 퇴직연금 세제혜택에에 제외된 일반 근로자나 자영업자도 IRP 계좌 가입을 통해 배당소득의 과세 이연과 추가 납입액의 연 400만원 소득 공제 혜택까지 누릴 수 있게 됐다.
 
◇증권업계 '새로운 기회..선두를 잡아라'
 
증권업계도 새로운 퇴직연금의 도입이 장기적 자금 마련에 한 축을 활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내보이며 관련 상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IRP가 본격 시행된 지난 26일 몇몇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초반 인기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대신증권(003540)은 지난 26일부 나재철 대표이사가 대신증권의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에 맨 처음 가입하며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달 말일까지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1년 만기 4.64%의 고수익의 원리금을 보장하고 각종 은퇴자산 설계 시뮬레이션 구현과  금융 주치의를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전용 콜센터(02-769-3400)을 통한 사후관리 등의 장점을 제공한다.  
 
정근범 대신증권 퇴직연금운영부장은 "퇴직연금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은퇴자산 운용을 위한 연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개인형 퇴직연금이 노후 자금마련을 원하는 근로자에게 좋은 투자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IRA계좌에서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던 삼성증권도 기존 자산관리 시장에서의 역량과 저렴한 운용 수수료 앞세우고 수수료(연 0.35%)까지 낮춰가며 초반 고객 몰이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도 정기예금에서부터 원금보장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제공하고 분할매수가 가능한 '100세 시대 IRP'를 내놨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관계자는 "노후자산 전용계좌인 IRP는 이전 제도에선 이직시 퇴직금이 생활자금화되어 노후자금으로 활용되기가 쉬웠던 점을 보완한 것"이라며 "이직할 때마다 발생한 퇴직금은 물론 소득공제를 위한 추가자금도 넣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의 본래 목적인 노후자금 형성을 좀 더 충실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퇴직연금 관계자들은 "IRP는 퇴직급여를 근로자의 자체 계좌로 적립하는 동시에 여러 상품으로 자유로운 투자가 가능해졌다는게 특징"이라며 "근로자 개인에겐 보다 안정적인 은퇴자금 마련의 기회를 넓혔고, 증권업계와 시장 자체로는 추가납입과 의무 가입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대와 중장기적 자금 마련의 기반이 마련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투자자금이 급속도로 위축된 증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은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수수료 경쟁과 운용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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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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