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아이폰이 액체류에 접촉돼 고장난 경우에는 제품보증을 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설명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무상수리 등을 요구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강모씨가 "사전 설명 없이 액체류가 묻어 고장났다는 이유로 제품보장을 거절하고 리퍼폰 사용을 강요해 얻은 비용을 반환하라"며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1월 말 아이폰4 휴대폰을 구입해 이용하던 중 한달 뒤쯤 식탁에 올려 놓은 것을 아이가 물을 엎지르는 바람에 휴대폰에 물이 스며들어 고장났다.
강씨는 "제품 구매일부터 1년동안 하자가 발생한 경우 제품을 보증한다"는 보증서에 따라 애플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으나 애플측은 "보증은 액체류 접촉으로 인한 고장에는 적용되지 않으니 리퍼폰으로 교체하라"며 수리를 거부했다.
이에 강씨는 휴대폰을 반납하고 29만원을 지급한 뒤 리퍼폰을 수령했다가 "구매계약시 액체로 인한 손상은 보증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설명한 적이 없었으므로 수리 거부와 리퍼폰 사용 강요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 2심 재판부는 "강씨의 잘못으로 휴대폰이 고장났기 때문에 약관상 보증대상인 '정상적인 사용' 중의 고장으로 볼 수 없고, '액체류 접촉'으로 고장난 경우 보상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휴대폰 매매계약상 들어있지 않았더라도 애플측에 휴대폰 무상수리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판결했다.
또 "강씨가 애플측에 리퍼폰 대금을 지급하고 리퍼폰을 수령한 것은 별도의 약정에 의한 것"이라며 "애플측이 강씨에게 리퍼폰을 제공하면서 강씨로부터 리퍼폰을 받은 것이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재판부도 1, 2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강씨의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