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전기료 부담', 같은 듯 다르네!

자가발전율, 포스코 80%·현대제철 37%

입력 : 2012-08-13 오후 5:11:52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지난 6일부터 산업계 전기료가 6% 인상되면서 대표적인 전기다소비업종인 철강업계의 근심도 늘었다. 국내의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005490)현대제철(004020) 모두 철강제조공정에서 생기는 부생가스를 전기발전에 이용하고 있어 비슷해보이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사뭇 다른 모습이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자가발전 비율을 제외한 20%에 대한 요금만을 한전에 납부하는 반면 현대제철은 37%를 부생발전으로 공급받는데도 전체 전력 사용 요금을 한전에 납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철강제조공정에서 나오는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자가발전으로 전체 전력 사용량의 37%를 충당하고 있다. 부생가스를 현대그린파워에 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확보받지만 그에 대한 요금은 한국전력에 납부하고 있다. 현대그린파워가 생산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고 이를 되사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이 한해 한전에 납부하는 전기요금은 약 7000억원 수준. 현대제철이 전기료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포스코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80%를 부생가스 등을 이용한 자가발전을 통해 충당하고 나머지 20%를 한국전력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포스코는 20%에 해당하는 약 5000억원정도의 요금만 한전에 납부하면 된다. 스스로 만들어 쓰는 자가발전량에 대해서는 따로 납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포스코는 전기료 문제에서 다른 철강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현대그린파워의 부생가스 발전소
 
현대그린파워는 현대제철과 중부발전이 대주주로 참여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현재는 400㎿ 규모로 운영되고 있는데, 현대제철 당진공장 고로3호기가 신설됨에 따라 400㎿가 추가로 증설돼 오는 2014년에는 총 800㎿까지 규모가 커진다.
 
현대그린파워의 설비용량이 늘어나게 되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경우 사용하는 전력을 100%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전기수급은 차고넘칠 정도로 충족되지만 한전의 요금구조는 그대로 지속될 것으로 보여 현대제철은 전기료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기요금도 중요하지만 우리같은 업계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전기의 안정적인 공급이라 중부발전을 통한 현대그린파워에서 전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제조업 자가발전량은 2000년 28.8%, 2010년 20.4%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마저도 포스코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업체는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상용자가 발전량 비중 역시 2001년 9.3%이후 2009년 4.2%로 계속 감소하는 반면 일본의 상용자가 발전량 비중은 2001년 14.3%, 2009년 16.8%로 증가추세다.
 
◇한일간 상용자가발전량 비교                                                           
                                                                                                                            <출처:에너지시민연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전기료가 일본과 달리 싸기 때문에 기업들이 자가발전할 유인이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철강업체 외에 정유화학, 제지업체 등 여러 제조업에서 자가발전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만 기업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석광훈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위원은 "우리나라는 오히려 자가발전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무엇보다 산업체의 자가발전 보유 비율을 높여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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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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