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경기도에 사는 주부 L씨는 최근 한 카드사로부터 기존의 신용카드를 교체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결제수단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1만원 주유상품권을 제공한다는 조건도 제공했다. 일주일 뒤 교체된 카드와 함께 1만원 상품권을 받은 L씨는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초 상담원의 설명과는 달리 몇 가지 조건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1만원 주유상품권은 5000원 상품권 두 장으로 구성돼 있었고, 상품권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카드로 결제를 해야했다. 고객센터에 전화한 L씨는 상담원으로부터 “설명을 정확히 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며 “추후 혜택이 제공되는 이벤트가 있을 시 연락을 드릴테니 교체된 카드를 계속 이용하면 안되겠냐”는 얘기를 들었다.
카드사들이 카드 발급 시 제공하는 혜택만을 과장해 설명하거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고객에게 카드 발급만 부추기고 있어 소비자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소비자피해 사례에서도 신용카드 정보제공과 관련한 피해가 가장 많았다.
20일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신용카드관련 소비자피해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카드 발급 또는 이용 시 카드조건의 정보제공' 관련 피해가 174건(31.6%)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까지도 이 같은 소비자 피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직장인 P씨도 한 카드사 모집인으로부터 연회비를 면제해준다는 조건으로 카드를 발급받았지만 몇 개월 뒤 통장정리를 하다보니 연회비가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객센터에 전화한 P씨는 카드발급 시 모집인의 설명과는 다르다며 카드발급을 취소하겠다고 말했지만 상담원은 “이미 발급됐기 때문에 취소가 안 된다”고 답했다.
카드사들이 소비자피해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신고 되는 피해건수는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정보제공 관련 소비자 피해 건수는 지난 2009년 39건에서 지난해에는 79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서영경 YMCA신용사회운동사무국 팀장은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채 상품권을 분할에 지급하는것은 ‘상품권고시’에 어긋나 적법성 논란도 배제할 수 없다”며 “멀리 내다봤을 때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말랑말랑한 경품은 추후 ‘가격거품’이라는 부메랑이 될 수 있어 소비자입장에서도 꼼꼼히 따져봐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