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소득 양극화 심화.. 은퇴 준비도 '빈익빈 부익부'

고소득층, 3가지 방법으로 은퇴준비..중산층, 생활비도 '빠듯'
저소득층 매월 19만8000원씩 빚..분배개선 정책 마련 시급

입력 : 2012-08-20 오후 5:02:28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우리나라가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고령화가 진행될 수록 양극화도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자는 재산수입 등을 통해 현금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반면,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구는 근로소득이 대부분인 데다 대출 이자와 생활비 등에 쓰고 나면 노후대비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부자, 현금 ‘풍부’..중산·저소득층, 생활비도 '빠듯‘
 
20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부자가구의 월평균 가계수지는 2379만원이었다. 이는 일반 가구의 월평균 가계수지인 158만원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가계수지는 월평균 소득에서 월평균 지출을 뺀 돈으로 추가로 투자나 저축, 소비를 할 수 있는 여윳돈을 말한다.
 
부자 중에서도 소득 1분위(하위 20%)의 월평균 가계수지가 250만원인 반면, 소득 5분위(상위 20%)는 7307만원으로 29배 이상의 큰 격차를 보였다. 일반가구의 소득 5분위 월평균 가계수지는 410만원, 소득 1분위 가계수지는 (-)값을 갖는다는 점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다.
 
이는 소득을 구성하는 요인 때문이다. 부자가구의 경우 근로소득 비중은 52.3%였으며 부동산 임대 및 이자 배당소득 등 재산소득비중이 36.5%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일반가구의 근로소득 비중이 87.1%, 재산소득 비중이 0.4%에 그쳤다.
 
노현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 연구위원은 “부자가구의 경우, 풍부한 실물 및 금융자산을 보유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원천을 통해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며 “그 만큼 노후 대비 추가 투자여력도 크다”고 말했다.
 
◇부자는 은퇴준비 100%·저소득 가구는 빚만 키워
 
이런 소득 격차는 은퇴 준비 방법에 있어서도 뚜렷한 차이를 형성했다. 부자가구 100%가 3가지 이상의 다양한 방법으로 은퇴준비는 물론, 은퇴 후 소득 마련 방안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준비 방법으로는 '부동산'(89.0%), '예·적금'(66.0%), '직·간접투자'(65.3%), '사적연금'(64.0%) 순으로 선호했다.
 
반면, 근로소득이 대부분인 일반 가구의 경우 생활비나 대출이자, 자녀교육비 등에 상당 규모의 돈을 사용하다 보니 노후대비를 할 여력이 많지 않은 현실이다.
 
우리나라 일반가구의 65% 가량은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을 하지 않고 있다는 보험연구원의 조사결과도 이를 반영한다.
 
은퇴 준비 방법으로도 다른 준비 없이 공적연금(60.8%)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었다.
 
◇저소득층 더욱 심각..매달 19만8000원씩 빚 쌓여
 
저소득층일수록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통계청의 ‘2012년 2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 가구는 월 평균 127만5900원의 돈을 벌어 148만원을 썼다. 매달 19만8000원씩의 빚이 늘고 있으니 노후 대비는 엄두도 못낸다.
  
이런 불평등 정도가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더욱 심화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고령층으로 갈수록 소득 재분배 개선 기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통계청 추계대로 노령화가 진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소득불평등도가 2008년을 기준으로 2020년에는 9.0% 높아지고, 2035년에는 20.4%, 2050년에는 27.5%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과거에는 소득구조 변화가 불평등도 확대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인구구조 변화가 불평등 확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취약계층인 노인가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불평등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사회 전체적으로 많은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분배개선을 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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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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