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최근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수도권 전세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예년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공급 부족과 매매거래 부진 등으로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세물건을 찾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발빠르게 이어졌지만 올해는 이전과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수요가 한두 달 정도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신혼부부와 일부 저렴한 물건에 대한 수요만 찾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을 전세수요, "예년보다 다소 늦게 움직여"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2009년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를 제외하고 3년 평균 10% 넘는 수준이었고, 오름세가 계속 이어졌다.
전셋값 급등으로 전셋집을 구하는 시기가 빨라졌고, 가을 이사철에도 한두달정도 수요가 빨리 움직이는 패턴을 보였다.
특히 가을 이사철 수요는 하계 휴가가 끝나는 8월말부터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전셋값 급등시기에는 한달정도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예년 급등시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정작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있지만 분주한 모습을 찾아 볼 수는 없다. 일부 전셋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신혼부부 수요 등이 8월들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간간히 포착되고 있을 뿐이다.
또 올해는 방학 학군수요 움직임도 크지 않았다. 통상 여름방학을 앞두고 서울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학원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강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한산한 모습이다.
임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대체학군 성장으로 학군 밀집지역으로 전셋집을 옮기는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가을 이사철을 앞둔 상황에서 학군수요 이동에 따른 부담이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세수요 이동패턴도 달라져"
특히 올해는 전세수요 이동 패턴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지금까지는 서울 도심이나 주변 지역을 시작으로 수요가 시작되고, 이어서 조금 더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 서울 외곽과 경기지역으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실제 최근 3년간 전세 수요가 빠르게 움직이고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역은 전통적으로 주거선호도가 높은 곳이나 도심과 업무시설 인접지역 등으로 강남, 서초, 마포, 동대문 등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경기 침체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신도시 등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에서 전세 수요가 먼저 움직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또 매매 거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셋값 상승으로 수도권 전세비중은 크게 올랐지만 매매 전환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수도권 전세비중이 크게 올랐지만 아직까지는 50% 수준으로 매매전환을 하기에는 초기 자금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실제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세비중이 낮고 추가 자금도 만만치 않아 매매전환이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60% 이상의 전세비중을 충족하는 저가 주택에서만 제한적으로 매매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