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강남권 주택시장을 지탱해주던 한 축인 학군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강남3구, 양천구 등 소위 강남8학군은 우수한 교육 환경을 앞세워 타지역보다 높은 매매가와 전셋값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불황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고 먹거리 고민이 더 깊어지며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양천구 아파트 값은 4.7% 하락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어 서초구 -4.5%, 강남구 -4.4%, 송파구 -4.1%, 강동구 -3.6%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2.8% 하락했다.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으며 약세를 보이고 있는 재건축 예정 단지 뿐 아니라 실거주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일반 아파트의 하락폭도 만만치 않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도곡동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도곡렉슬 전용 59㎡ 지난해 12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6억6500만원에 팔렸다.
서초동 부동산123 관계자는 “나라 전체가 먹고 살기 힘들어지고 있는데 교육을 위해 무리하게 강남으로 들어올 사람이 많지 않다”며 “가격 상승 기대감이라도 있으면 모르겠지만 그런 것 없이 들어오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494만원으로, 강북권 주요도시(도봉·노원·강북 등)의 매매가 1157만원보다 두배 이상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개학을 앞두고 강남을 찾는 맹모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학군 이동기로 강남 이사가 가장 활발한 지난 7월 대치동과 목동 전세가격은 전월대비 0.06%, 0.1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전셋값이 0.01% 올랐다.
대표적인 선호 학군인 이들 지역은 매년 7월 오름세를 보여왔다. 2년 전인 2010년 7월 전세가격 상승률은 대치동 0.06%, 목동 0.43%로, 모두 서울 전체 평균치(0.04%)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에도 대치동 2.3%, 목동 0.69% 각각 올라 서울의 평균 전셋값 상승률(1.16%)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산114 김은선 연구원은 “경기침체와 대체 학군 성장으로학군지역의 이사수요가 줄며 대치동, 목동은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