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파생상품거래세를 도입했을 때 시장위축을 감수하고도 의미 있는 세수가 걷힐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거래세 부과로 인한 세수효과는 파생상품시장과 주식시장 모두를 고려했을 때 부정적일 것으로 분석됩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 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세수 증대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 파생상품거래세가 오히려 현재보다 세수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파생상품거래세보다는 자본이득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파생상품실장은 “파생상품거래세 찬성론자들은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조세원칙, 지나친 투기적 거래 억제 그리고 세수확대 등을 위해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 과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결국 파생상품거래세의 실효성은 시장위축을 감수하고도 의미 있는 규모의 세수가 걷힐 것인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실장은 “일단 찬성론자들은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으로 인한 시장 위축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중국파생상품시장이 급부상하는 등 아시아에서 파생상품 시장은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에 거래세라는 비용이 증가한다면 국내시장의 경쟁력은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의도하는 세수확대도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거래비용에 따른 파생거래대금을 추정한 결과 선물(0.1bp) 및 옵션(1bp) 거래세는 투자자에게 최소 20% 이상 비용을 증가시켜 선물 22%, 옵션 12%씩 거래대금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왔다”며 “또 거래세 부과로 차익거래와 헤지거래의 비중은 감소하고 오히려 투기적 거래 비중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경우 거래비용 증가 폭이 개인투자자보다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거래세 도입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의 거래를 크게 감소시키고 되려 개인투자자의 상대적 비중을 큰 폭으로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파생상품거래세 도입으로 선물거래대금과 옵션거래대금이 감소할 경우 주식거래대금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론돼 결국 거래세 부과 시 파생 및 주식거래세는 부과 이전 주식거래세에 비해 최소 1100억원 감소에서 최대 2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거래세 부과로 인한 세수효과는 파생상품시장과 주식시장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부정적이라는 의견이다.
남 실장은 “국제적 경쟁상황과 역사적 경험을 고려한 파생상품 과세 원칙 수립이 필요하다”며 “결과적으로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걷는 차원에서 자본이득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