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강남 부동산 시장이 수요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1만 가구가 넘는 한 재건축 예정단지는 한 달간 총 10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강남불패 신화는 말 그대로 신화 속 이야기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강남 잡기에 혈안이 돼 있던 정부는 현재 강남 살리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총 1만3340가구 규모의 개포주공의 7월 총 실거래량은 7건에 불과하다. 계약 후 60일로 제한된 주택거래신고 기간을 감안해도 거래량은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 전년 동월 개포주공에서는 65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3930가구에 달하는 잠실주공5단지의 7월 거래량은 8건에 불과하며, 4424가구 규모의 대치동 은마아파트에서는 겨우 3건이 거래됐다.
거래가 실종되며 매매가 하락세 역시 가파르다. 개포주공6단지 전용 73㎡는 6억4500만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는 1년 전 8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사이 1억9500만원이나 떨어졌다.
잠실주공5단지 전용 103㎡는 지난 해 7월 최고가 10억7000만원에 팔렸지만 올 7월에는 9억원에 거래됐다.
8월과 9월 들어서도 침체 분위기는 전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포주공 ‘ㄱ’ 중개업소 대표는 “1단지를 제외하고는 재건축 합의점을 찾아 개발이 속도를 내고 거래가 살아날까 기대했지만 결국 가격 상승 기대감이 바닥까지 떨어지며 거래와 가격 모두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취득세 50% 감면안은 유일한 동아줄처럼 보인다. 정부는 지난 10일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침체에 빠진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50% 감면키로 했다.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는 2%에서 1%로, 다주택자(2주택자 이상)와 9억원 초과 1가구 1주택자는 4%에서 2%로 내려간다.
잠실주공5단지 ‘ㅇ'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곳은 취득세가 완화되면 지금보다 2000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다”며 “지난해에도 확인됐지만 취득세 완화는 거래증가에 확실히 영향을 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