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태풍에 수확기 농산물 우수수..추석물가 비상

주요 산지와 태풍 이동경로 겹쳐 농수산물 피해 늘어
배추, 무 등 김장물량 파종 늦어져 오름세 지속될 듯

입력 : 2012-09-18 오후 2:52:34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연이은 태풍으로 수확기 농산물 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당장 1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추석물가는 물론 추석 이후에도 장기간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한반도를 강타한 16호 태풍 '산바'의 경우 국내 주요 쌀 생산지인 호남지역과 사과, 배 등 과수 농가가 밀집해 있는 경상도, 고랭지 배추 생산지인 강원도를 휩쓸고 지나가 수확을 앞둔 농산물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태풍으로 농가와 바다에서 조업이 중단돼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 추석을 앞두고 주문량은 늘어 과일, 채소, 수산물 등 농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추석 제수용으로 사용되는 햇과일, 햅쌀은 물론 겨울 김장에 필요한 배추, 무, 고추 등 채소류도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시농수산물유통공사 거래시세에 따르면 일주일 전(11일)에 비해 사과 홍로 15㎏ 한 상자는 12.8%, 신고 배 15㎏ 한 상자는 6.6% 가격이 올랐다.
 
태풍이 단감의 주요 산지인 경남 밀양, 창원을 거쳐 포도 재배지로 유명한 경북 영천, 사과 재배량이 많은 경북 영주, 문경을 거치면서 낙과 피해가 컸다.
 
태풍 '산바'가 경상도를 지나 강원도로 올라오면서 고랭지 배추밭도 피해를 입었다.
 
일주일 전에 비해 배추 10㎏ 한 망은 18.0%, 알배기배추 8㎏ 한 상자는 51.6%나 가격이 올랐으며 무 18㎏ 한 상자는 40.7%, 청양고추 10㎏ 한 상자는 22.5%, 홍고추 10㎏ 한 상자는 47.1%, 호박 고구마 10㎏ 한 상자는 9.4%, 감자 20㎏ 한 상자는 9.6%씩 각각 가격이 뛰었다.
 
겨울철 김장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배추와 무의 경우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파종 시기가 늦춰져 추석 이후까지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이 한반도 남쪽 바다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 나가면서 수산물과 양식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로 남해안에서 잡히는 갈치와 삼치는 일주일 전에 비해 각각 13.1%, 28.1%, 동해안이 주산지인 오징어도 34.8%나 가격이 올랐다.
 
남해안에서 양식되는 굴과 홍합도 16.0%, 23.6% 가격이 뛰었다.
 
한편 올해는 햅쌀 생산량도 예년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해 쌀 수확량을 결정짓는 8월과 9월 연이어 태풍이 지나가면서 벼알곡의 수분이 말라 백색이나 흑색으로 변해 말라죽는 백수·흑수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산바'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벼 8610㏊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중 침수 피해가 5216㏊에 달한다.
 
하지만 백수현상은 논이 침수된지 3일 정도가 지나야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 이 같은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수용으로 사용되는 사과나 배 등 주요 과일의 경우 태풍의 이동경로가 주요 산지와 겹쳐 낙과 피해가 커졌다"며 "주요 산지의 피해상황이 확인되는 대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이지만 일부 품목은 산지가 정해져 있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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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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