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음달 1일 출범 3주년을 맞는다.
2009년 출범 당시 짧은 시간내 조직의 화학적 융화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와 함께 막대한 부채에 따른 경영난으로 공사의 앞날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다.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전 사업장의 사업조정과 1000여명의 인력감축은 물론 전직원 임금 10% 반납이라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강도 높은 경영쇄신과 현장중심의 인사.조직개편이 조금씩 효과를 발휘하며 양호한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한마디로 통합 3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는 평가다.
◇유동성 어려움에도 역대 최대 실적
LH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9조260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6%나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 1조5976억원으로 약 2.4배가 증가했다.
이지송 LH사장은 "이는 지난 3년간 임직원들이 경영정상화를 위해 기울인 각고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 매출액은 지난해 15조2000억원에서 약 2조원이 증가한 17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LH는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재무구조가 개선돼 성장에 더욱 속도고 붙을 전망이다.
◇3년 앞당긴 금융부채비율 감소
올 상반기 기준 LH의 자산은 163조원, 자본 29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133조7000억원(455%), 금융부채는 101조원(344%)으로 이는 지난 2009년말 대비 각각 525%에서 70%포인트(p), 361%에서 17%p 감소된 수치다.
당초 LH는 2010년 12월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 시행 당시 2014년부터 금융부채비율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감소 기록으로 목표가 3년 앞당겨 실연됐다.
또 금융부채의 순증가액도 2010년 15조7000억원에서 2011년 7조원으로 줄었고 올 6월말 현재까지 3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채권시장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출범당시 특수채 대비 약 2~3bp(bp=0.01%) 수준이던 LH채권 스프레드가 2010년 7월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이후 급격히 상승해 최대 26bp까지 확대됐으나 이후 공익사업 손실에 대한 손실보전 및 국민주택기금의 후순위 전환 등 공사법 개정과 경영실적호전으로 최근 0bp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사장은 "LH의 경영정상화로 금융시장에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며 "임직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계획 보다 3년이나 앞당기는 것은 불가능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적 통합 완성
LH가 무엇보다 노력했던 것은 통합 후 조직의 안정이었다.
물리적으로 토지(L)와 주택(H)을 합쳐 놓긴 했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 두 조직의 신속한 융화가 관건이었다. 뿌리는 같으나 성격이 다른 두 조직이 과연 화학적 융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는 달리 LH의 화학적 통합은 출범 3년을 앞둔 현재 완성단계에 이르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LH는 출범과 동시에 본사, 지역본부, 현장 조직 및 일의 기준인 사규, 급여?후생제도 등을 통합, 운영해 일터, 일의 기준을 즉각 단일화했다.
유사하거나 중복된 지침 740개를 211개로 통합하고 258개는 과감히 폐지해 버렸다.
전문가 자문, 직원 조사 등을 통해 통합공사에 맞는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 가치체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전 직원이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도록 했다.
▲미션은 국민주거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으로 삶의 질 향상, 국민경제 발전선도 ▲비전은 행복한 삶의 터전을 창조하는 초일류 토지주택서비스 기업 ▲핵심가치로는 신뢰, 감동, 도전을 내세웠다.
여기에 CEO가 사업장 일선을 누비며 직급, 직렬, 성별을 아우르는 면대면 대화까지 이어지며 신속한 화학적 통합을 일궈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업무와 사업수행의 기반이 되는 경영정보시스템을 출범 7개월 만에 조기 통합했고 전 부서 직원의 30%이상 교차, 혼합배치 및 기업의 뿌리인 인사, 조직 개혁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