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상장된 저축은행들이 영업정지 수순을 밟고 있어 주식시장이 저축은행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코스피 및 코스닥에 상장된 저축은행 8곳 중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살아남은 저축은행은 찾아보기 힘든 수준까지 떨어졌다.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까지 총 8개의 저축은행이 주식시장에 상장됐지만 올해 1곳 정도만 살아남을 전망이다.
최근 영업정지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상장폐지가 이어지면서 상장된 저축은행들이 주식시장에서 퇴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자본확충이 어려워진 저축은행들이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주식시장에서 속속 퇴출되고 있다”며 “과거 기업공개(IPO)는 저축은행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잣대가 됐고 자본확충의 기회가 됐지만 지금은 오히려 부담만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저축은행은 지난 2008년부터 주식시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우선 HK저축은행이 선제적으로 향후 주식시장을 통한 자본확충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 지난 2008년 11월 자체적으로 상장을 폐지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은 자금조달 및 고유주식의 매각이라는 메리트가 있었지만 당시 이같은 메리트가 없고 규제만 심해 스스로 상장폐지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나머지 상장된 저축은행들은 몇 곳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사이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작년 하반기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제일저축은행은 9월에 상장폐지 됐다.
올 상반기 3차 구조조정 대상이 된 솔로몬과 한주저축은행도 7월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3차례에 걸친 구조조정 이후 영업정지는 되지 않았지만 경영악화로 상장폐지 예정인 곳도 나왔다.
진흥저축은행은 영업정지 된 한국저축은행 계열사로 경영악화로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다.
서울저축은행도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정리절차를 밟게 됐다.
이들 두 저축은행은 16일까지 정리매매기간을 가진 후 17일에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신민저축은행의 경우도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어서 관리종목으로 선정돼 있는 상황이다. 6월말 결산 결과 69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전년 대비 적자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경영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일하게 안정적으로 경영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푸른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들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6월말 결산 실적이 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255억원이 당기순이익 대비 대폭 줄어든 실적이어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과거 저축은행들이 상장을 한 이유는 외형성장 속도만큼 자본확충이 어려워 주식시장을 통해 보완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익을 줄여서 안정적으로 가야 되는데 시장에서는 수익률 요구 압박 등이 있어 주식시장에 있는 것이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