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원수보험료 축소..손보사 '울상'

지난달 1조167억 기록..작년 동기比 750억↓
신차 판매 부진·마일리지·블랙박스·요일제 등도 원인

입력 : 2012-10-09 오후 5:02:41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지난달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크게 줄어들면서 손해보험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손보사 수입보험료의 20~30%를 차지하고 있어 원수보험료가 감소하면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또 원수보험료가 줄어들면 손해율 상승-운용자산 축소로 이어져 투자이익도 감소하게 된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2012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 등 13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조167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보다 750억원가량 줄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9월 기준 원수보험료도 283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3억원 감소했다.
 
업계 2위 현대해상의 원수보험료는 1570억원으로 작년 9월에 비해 156억원 줄었다. 동부화재(54억원), LIG손보(69억원), 메리츠화재(41억원), 한화손보(68억원), 악사다이렉트(38억원), 에르고다음다이렉트(79억원) 등도 지난달 원수보험료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하락했다. 하이카다이렉트만 유일하게 원수보험료가 1억8000만원 정도 늘었다.
 
올 들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줄어든 것은 지난 4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3% 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하면 해당 시점부터 보험 계약 기간인 1년 동안 부담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내수경기 침체로 신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자동차보험 신규 계약 건수가 감소한 것도 손보사들의 원수보험료 축소에 한 몫 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1년 동안 계약자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보통 보험료 인하 효과는 내린 시점부터 1년 동안 지켜봐야 알 수 있다”며 “원수보험료가 줄어들면 매출이 감소하기 때문에 손해율 상승은 물론 운용자산 축소로 투자이익까지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신차 판매도 줄어드는 추세여서 원수보험료 감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까 걱정”이라며 “신차 판매 실적은 신규고객 유치 실적과 직접 관련돼 있어 (신차 판매 부진은) 보험사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수보험료가 줄어든 또 다른 이유로 마일리지·블랙박스·요일제 등의 할인 특약상품 활성화도 꼽았다.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최대 13.2%까지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 직후부터 가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 1월부터 판매된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은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가입건수 100만건을 넘어섰다.
 
요일제 특약은 평일 중 하루를 정해 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보험료를 8.7% 할인해 주는 상품이며, ‘블랙박스 특별요율’ 상품은 차량용 주행영상 기록기 장착 차량에 대해 5%의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이다.
 
‘블랙박스 특별요율’ 상품 역시 최근 블랙박스를 장착하는 운전자들이 늘어나면서 가입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보험료 인하와 더불어 마일리지 등 각종 특약상품이 활성화돼 소비자로서는 보험료 절감 효과가 클 것”이라며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수익성이 안좋아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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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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