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LIG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조사가 시작됐다.
17일 오전 9시50분쯤 검찰에 출석한 LIG그룹 구자원 회장의 차남 구본엽(40) LIG건설 부사장은 조사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비자금 조성 의혹과 갖가지 혐의에 대해 어떻게 소명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구 부사장 보다 5분쯤 뒤 검찰에 출석한 장남 구본상(42) LIG넥스원 부회장은 CP발행을 보고 받았느냐는 질문에 "법정관리 신청 이후에 들었다"며 "CP는 실무진에서 발행한 것이고 사전에 보고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또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착잡하다. 잘 하려고 했는데 일이 이지경까지 왔다"고 심경을 밝힌 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윤석열)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들 형제를 상대로 LIG건설이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 CP발행을 결정한 경위와 이 과정에서 구자원 회장과 사전 합의를 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LIG건설이 지난해 3월 회생절차 신청 결정을 숨기고 CP 240억여원 어치를 발행한 것은 불법이라며 구 회장 등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2006년 LIG건설을 인수하면서 구 회장 일가가 담보로 잡힌 주식을 회생절차 전에 되찾을 목적으로 CP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검찰은 증선위가 문제를 제기한 240억여원의 CP뿐 아니라 LIG건설이 발행한 2000억원대 CP 전체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살피고 있다.
구자원 LIG그룹 회장은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