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中 대형은행 성장세 '제동'

입력 : 2012-10-31 오후 1:50:10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대형은행들의 높은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예대마진이 크게 줄은데다 부실여신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은행들의 순익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31일 주요 외신은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을 끝으로 시중 은행들의 실적 공개가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공상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 등 4대 국유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15% 증가한 1890억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4대은행의 실적에 3배에 달하며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3%포인트 상회하는 결과지만 20% 넘는 성장세를 보였던 과거보다는 둔화됐다.
 
공상은행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15% 증가한 624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중국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도 각각 17%, 16%, 12%의 순익 증가율을 전했다. 사전 전망치를 소폭 상회하거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다.
 
중국 은행권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4대 은행들의 이윤 증가세가 주춤한 것은 당국이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 대해 대출 이자 우대 정책을 적용해 예대마진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경기 부양을 위해 인민은행이 6월과 7월 두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은행들의 순익 둔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분기 중국의 GDP는 7.4%로 7분기 연속 후퇴했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나타난 2008년 이후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지방정부가 과도한 투자에 나선 결과 거액의 부채를 남기게 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지방 정부의 인프라투자, 태양광 및 철강 산업의 확장 등으로 인한 은행 대출이 부실여신으로 둔갑한 것이다.  
 
빅터 왕 맥쿼리캐피탈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실적 공개 결과 은행들의 경영 성적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면서도 "부실여신의 비율이 높아지고 이자 마진이 감소한다면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검토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중국의 시중 은행들은 부실여신 비율이 충분히 통제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며 일각에서 나타난 우려의 시선을 피하고자 했다.
 
정젠화 건설은행 최고재무담당자(CFO)는 "우리는 채무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조절해 왔다"며 "자산 건전성을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는데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3분기 은행들의 부실여신 비율은 0.97%로 나타났으며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각해진 원저우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3%에 이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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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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