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영업환경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 업계에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햇살론에 대한 정부보증비율이 10%포인트 높아지면서 금융기관의 부담이 줄어든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햇살론 전담팀과 지점을 꾸리기도 했다.
1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9월말까지 저축은행의 햇살론 신규 취급규모는 1041억원으로 전체 햇살론 대출액 3421억원의 30%를 차지했다.
햇살론 출범 당시 금융당국이 설정한 저축은행의 햇살론 취급 목표 2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까지 6개 금융기관의 햇살론 취급비중은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각각 30%대로 가장 높았고, 저축은행과 농협·수협·산림조합이 20%대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올해 저축은행이 햇살론 대출에 열을 올리면서 새마을금고와 신협의 취급비중은 25% 수준으로 떨어졌고, 저축은행의 햇살론 취급 규모가 이를 앞질렀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2010년 7월 출시 이후 올 9월까지 햇살론 누적 취급규모는 2조211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중 저축은행의 햇살론 실적은 11.6%(2575억원) 수준으로 누적 통계로는 아직 20%에 못 미친다"면서도 "저축은행들이 햇살론 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햇살론 신규취급 금액 추이
(단위 : 억원)
(자료 : 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의 햇살론 취급이 늘어난 것은 햇살론에 대한 보증비율이 10%포인트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지난 7월 햇살론 취급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보증비율을 85%에서 95%로 상향조정했다. 대출 연체로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이 져야할 책임이 15%에서 5%로 줄어든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햇살론은 감독규정상 3개월 이상 연체되면 대위변제를 신청할 수 있어 일반 대출처럼 6개월에서 1년 이상 연체채권을 보유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보증상품인 햇살론의 안정성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햇살론을 수익구조 다변화를 위한 안전자산으로 여기고 취급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들은 햇살론 전담팀과 지점을 꾸려 대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 2010년 12월 햇살론만 전담하는 '소비자금융팀'을 만들었다. 10개 지점에서 분산돼 영업하던 햇살론 대출을 소비자전담팀으로 일원화하고 햇살론 전용 전산도 개발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꾸준히 햇살론 광고도 게재하고 있다.
그 결과 한투저축은행의 햇살론 대출잔액은 지난 1월말 330억원에서 9월말 768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지난달 말에는 863억원까지 급증했다.
한투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서는 이자수익이 중요한데 햇살론은 이자가 낮아 수익을 내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내년 초까지 햇살론 대출 1000억원을 목표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취급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예 지점 한 곳을 햇살론 대출 전용으로 꾸린 곳도 있다.
동부저축은행은 지난 7월부터 강남 소재 지점 한 곳을 햇살론 전용으로 전환했다. 햇살론 보증을 위해서 서류 심사 및 상담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전담 지점을 설치한 것이다.
동부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은 수익률이 2%도 안되지만 서민금융 상품을 취급한다는 저축은행 본래 취지에도 부합하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 일정 부분 햇살론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필요할 경우 강북에도 햇살론 전담 지점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모든 영업점에서 햇살론 취급에 주력하고 있다. 한신저축은행의 햇살론 취급규모는 지난 1월 85억원에서 9월말 현재 95억원으로 늘어 100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한신저축은행 관계자는 "햇살론 대출을 위해 대출모집인을 두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앞으로도 햇살론 취급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