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15년)체력 떨어진 경제..다시 외환위기?

가계부채·가계건전성 위험 단계
장기 저성장 우려에 기업 투자도 줄어들 듯

입력 : 2012-11-21 오후 3:46:00
[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우리나라는 2001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상환 후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리먼사태와 유럽발 경기침체 등 연이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체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가계부채의 증가와 가계건전성은 위험단계에 접어들었다.
 
투자와 소비는 줄어들고 있어 장기 저성장 전망도 제기돼 다시 외환위기 때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구제금융을 받은 이후 2000년 10.7%에서 2010년 6.3%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3%를 찍은 것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4%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3.7%로 낮아졌으며 향후 2%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잠재성장률도 외환위기 때 6.1%에서 2000년대 들어서 4%대로 떨어졌다. 특히 올해는 3.7%까지 떨어졌다.
 
아직까지 관리가는 수준에 있다는 가계부채는 또 다른 부실 뇌관이 되고 있다. 외환위기 때 183조원에 불과했던 가계부채가 지난해 911조원으로 불어났고 올해 실질적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계건전성도 위험수준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가 발표한 가계신용시장모니터링 지수는 2010년 101.12, 2011년 100.49, 2012년 6월 99.84%로 3년 연속하락하면서 평균 지수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장기 저성장 우려에 기업들의 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설비투자 위축 요인과 향후 투자 활성화 방향'이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설비투자는 올 2분기 전기 대비 -7.0%, 3분기엔 -4.3%를 나타냈다.
 
아울러 경기침체 우려에 소비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국내 민간소비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가장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등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 명목증가율은 2.5%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수치는 1998년 -7.1%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여 산업구조의 변화가 있었고 2008년에 다시 한계가 온 것"이라며 "예전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외환위기 이후 15년째 해에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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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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