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 안전성' 끝장토론 한다더니 여전히 '찜찜'

4대강 보 안전성 놓고 여전히 열띤 공방
수공 "앞으로 100년까지 안전성 문제없다" 공언

입력 : 2012-11-23 오후 6:18:12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4대강 보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가 토론회를 통해 "앞으로 100년 동안 4대강 보 안전성은 문제없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하지만 양 측 주장의 타당성에 대해 일체의 정치적 의도나 억측은 배제하자는 당초의 의도와는 달리, 토론회장은 연신 서로의 정치적 연관성을 묻는 설전만이 오갔다.
 
23일 한국수자원학회 주최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낙동강 보의 안전성 검토 긴급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최근 불거진 4대강 보 안전성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회는 대선을 앞두고 최근 여야 양측 모두 보의 안전성 문제를 쟁점화 하고 있어 중립적 입장의 학계 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객관적인 시각의 의견을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발제자인 정남정 한국수자원공사 4대강사업본부장은 지난 19일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별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에서 주장한 위험 우려를 반박하며 "보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또 다른 발제자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직접 촬영한 보의 균열, 콘크리트 파손, 누수 현상 등의 근거를 제시하며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을 볼 때 보의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맞받아쳤다.
 
특히 이날 논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파이핑(Piping) 현상이 발생했느냐 여부였다.
 
파이핑 현상은 보 상류의 물이 지하수 형태로 보 아래로 빠져나가는 현상으로, 파이핑이 발생하면 보아래 부분에 있는 모래가 쓸려나가 보가 붕괴될 수도 있는 위험 요소 가운데 하나다.
 
정 본부장은 "낙동강 8개보는 모두 암반 위에 말뚝을 직접 설치하고 시트파일로 보호하고 있어 파이핑 현상이 절대 발생할 수 없다"며 "칠곡보 역시 견고한 암반위에 직접 설치돼 파이핑은 발생할 수 없으며 기초지반을 토사라고 가정해 분석하더라도 파이핑에는 안전하다"면서 파이핑 현상은 아님을 확고히 했다.
 
그는 "보 본체는 직접기초와 말뚝기초로 시공돼 파이핑은 발생할 수 없다"며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은 보 본체와 분리형 구조물로 설령 물받이공이 이상이 있다하더라고 보 본체 안전성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고 못 박았다.
 
곽효경 카이스트 교수도 "보 구조물을 굳이 구분 짓자면 보본체구조물과 차수공이 주구조물, 물받이공과 바닥보호공이 보조구조물이라 할 수 있어 구조물 안전성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너무 과대 설계를 했을 정도로 안전성에 충실했다"고 말했다.
 
반면 박 교수는 "콘크리트 아래 모래가 세굴돼 (최대 깊이 130cm) 콘크리트에 대규모 균열이 발생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라며 "세굴현상이 발생한 원인을 파이핑 현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장 붕괴될 정도는 아니겠지만 보의 수명이 단축되는 등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며 "우선 4대강 사업에 대한 검증과 엄중한 평가가 있어야 하며 만약 잘못됐다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정남정 본부장은 "수자원학회 등 누군가가 책임져야한다고 발언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문제를 삼는 것 아니냐"며 "안전성과 관련 공학적으로 짚어 보며 객관적인 사실만을 규명하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박창근 교수 역시 이를 반박하며 "문제성과 책임성에 대해 논한 것이지 정치적 발언이 아니다"라며 "이번 4대강 사업을 기회로 엔지니어의 실질적인 의사결정 참여가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원나래 기자
원나래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