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내년 3월 서울에서는 또 한번의 전세대란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11만 건이 넘는 년 중 최다 임대차 계약만료가 1분기 몰려있지만 이를 사전에 흡수해줄 올해 12월과 내년 1·2월 신규 입주 아파트는 5000가구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7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서울에서는 11만5012건의 전세계약이 끝난다. 한강 이북권에서 5만2467가구가 만료되며 이남권에서는 6만2545가구가 재계약을 하거나 새 집으로 나가야한다.
반면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내년 봄 이사철을 대비하는 시기인 올해 12월~ 내년 2월까지 서울에서 새로 입주하는 공동주택은 5362가구다. 다음 달 4385가구가 입주하지만 내년 1월 624가구, 2월 353가구로 급감한다. 1~2월 977가구 입주는 국토해양부 집계 이래 최소치다. 올 해 1~2월 서울에서는 2803가구가 입주했으며 지난해에는 8722가구가 집들이에 나섰다.
특히 선호도가 가장 높은 강남3구에서는 1~2월 단 한 가구도 입주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료되는 전세계약은 1만4082건에 달한다. 강남을 떠나는 세입자가 없다면 단 한명 새로 진입하려고 해도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다음 달 보금자리주택인 서초지구에서 1082가구가 입주하지만 이는 일정기간 동안 전세를 내줄 수 없는 공공아파트다.
대치동 토마토공인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너무 많이 오른 탓에 가격 상승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공급 부족으로 현재의 최고점 수준에서 전셋값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강남3구 중 한 축인 서초구의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의 현재 평균 전세가는 8억~9억원 사이로, 서울에서도 상당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사고도 남을 정도까지 치솟은 상태다.
문제는 봄 이사철이 시작되는 3월이다. 3월 서울에서는 월별 최고인 4만7066건의 임대차 계약이 끝난다. 재계약을 하거나 이사를 계획했다면 최소 1~2달 전에 계약을 확정지어야 하기 때문에 수요는 올 겨울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강남에서 밀려난 전세수요는 서울 일대와 분당 등 가깝거나 환경이 유사한 대체지 전셋집을 찾을 것이고 그로 인해 다시 밀려난 세입자는 상대적으로 물건이 많은 경기나 인천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전세난민이 또 다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는 지속적으로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고민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량은 총 2만여 가구로 전년 3만7000여 가구보다 44%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