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정면충돌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8일 최 부장이 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김광준 부장검사에게 언론 대응 등에 대한 조언 등 ‘부적절’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검사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최부장에 대한 감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 부장은 이에 대해 즉각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검사 수뢰사건, 성추문 사건 이후 총장 진퇴 문제 등 검찰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견대립이 있었고 그것이 오늘의 감찰조사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또 “(김 부장에게 조언을 한) 진행과정을 총장도 잘 알고 있으며, 특임검사도 수사결과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 총장이 검찰 개혁방안으로 ‘중수부폐지 카드’를 준비하면서 최 부장과 첨예한 의견 대립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부장은 지난달 안대희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검찰제도 개선안으로 밝힌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 연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중수부 간부들도 '중수부 폐지'안이 현실화 될 경우 일괄 사퇴하기로 하고 사직서를 미리 써 품고 다니며 결사항전을 준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이번 일련의 검찰 비리·비위와 관련해 개혁안을 준비하면서 전향적인 각도에서 검찰을 개혁하겠다며 ‘중수부 폐지’를 언급한 바 있다.
‘중수부 폐지’는 오래 전부터 검찰 개혁의 핵심과제로 정치권 등에서 거론되어 왔다. 그러나 검찰, 특히 역대총장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다.
지난 2004년 참여정부 시절 송광수 당시 검찰총장은 중수부 폐지 주장이 정치권에서 강하게 제기되자 “만일 중수부 수사가 국민의 지탄을 받게 된다면 제가 먼저 (저의) 목을 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 총장의 전임자인 김준규 전 총장도 지난해 6월 중수부 폐지 논란이 거세지자 성명을 발표하고 정면으로 반대했다.
최근까지도 검찰 내부에서는 ‘중수부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들이 비교적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시점에서 한 총장이 최 부장에 대한 감찰 승인과 이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을 두고도 ‘중수부 폐지’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검 중수부장'이라는 검찰의 상징적인 인물을 공개 감찰하면서 개혁의 의지를 보여주자는 한 총장의 결심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한 총장은 오는 30일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검사의 ‘성추문’사건 등 최근 잇따른 일련의 검찰의 비위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