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대기업이 회생절차 신청으로 피해를 입은 하청업체(대기업 협력업체)가 줄도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험이 도입된다.
금융감독원은 5일 대형 건설업체들이 회생절차 신청으로 외상매출채권 결제를 회피해 유동성이 부족해진 하청업체들의 연쇄부도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제도란 원청업체(구매기업)가 물품 구매 대금을 어음(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고 하청업체(판매기업)는 그 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어음만기가 돌아오면 원청업체가 대출금을 대신 상환해야 하는데 그 사이 원청업체가 도산하면 하청업체가 대출금을 갚아야 해 연쇄도산할 우려가 있다.
지난 9월 말 현재 외상매출채권 발행 잔액은 147조2000억원으로, 제조업이
70조1000억원(47.6%), 도소매업 12조9000억원(8.8%), 건설업이 7조6000억원(5.1%)을 차지했다.
국내은행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잔액은 14조7000억원으로 전체 채권발행 잔액의 10.0% 수준이다.
이 중 대기업이 대출금을 결제하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대출은 전체의 63.9%인 9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협력업체와 은행이 공동으로 보험료를 부담하는 보험을 만들어 하청업체의 연쇄부도와 은행의 손실확대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이기연 금감원 부원장보는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가 부메랑이 돼 오히려 협력업체에 부담이 됐다"며 "구매기업(대기업)이 부도나면 협력업체에 보험금을 지급해주는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상거래의 60~70%를 협력업체-은행 공동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0.8%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또 구매기업이 매출액을 초과해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은행간 정보공유시스템을 개선토록 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미 중소기업청, 금융결제원, 은행연합회, 신용보증기금 및 주요 은행 담당자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부원장보는 "미결제 사태가 발생하면 구매기업이 외상매출채권을 발행하지 못하도록 하고 발행한도를 제한하는 등의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며 "연내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내년 1분기 중 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