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3중고..'먹고살기 힘들다'

보험료 인하·할인특약·실손 단독보험 출시 영향

입력 : 2012-12-10 오후 5:16:04
[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장기 불황 속에서도 손해율 하락과 함께 휘파람을 불던 손해보험사들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올들어 손보업계는 보험료 인하와 함께 마일리지 차보험 등 할인특약 출시 등으로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게다가 내년에는 실손 단독상품 출시에 따라 전체적인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금융감독원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2011 회계연도 수입보험료가 56조4455억9100만원으로 전년보다 18.0%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에 비해 3.9%, 2.9%씩 감소했다.
 
2012회계연도에 들어서도 1분기 이후 보험료 인하효과와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특히 지난 10월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1583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평균 22.4% 감소했다.
 
지난 7월까지 70% 초반의 안정권으로 접어들었던 손해율도 80%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실제로 동부화재의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8.4%로 전월(76.2%)대비 12.2%포인트 상승했다. 메리츠화재(87.2%), 현대해상(83.1%). LIG손보(83.6%)도 지난달에 비해 2~3%포인트 가량 손해율이 올랐다.
 
올 들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지난 4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2.3% 인하한 데다, 마일리지(최대 13.2%할인)·블랙박스(최대 5%할인)·요일제(최대 8.7% 할인) 등 할인 특약상품이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하면 해당 시점부터 보험 계약 기간인 1년 동안 부담이 발생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는 내년 1월 실손 단독상품 출시를 앞두고도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
 
기존 장기보험 고객들의 이탈이 우려되는 데다, 1만원대 저가형 상품인 만큼 사업비를 맞추기 위해선 설계사를 통한 판매보다는 온라인이나 TM 채널 등 비대면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실손보험은 장기보험에 특약으로 끼워파는 형식으로 판매돼 '미끼상품'으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같은 불황에 1만원대 실손 단독보험이 출시되면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단독상품이 많이 팔리게 되면 장기보험 상품이 고전할 수 있어 내부적으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저가형 상품이라 사업비 축소를 위해서는 온라인 등 비대면채널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설계사들의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여 고민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텔레마케팅 영업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됐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내년 4월부터 고객 동의 없이 자동차보험 가입 권유 전화를 하지 못하도록 보험개발원의 계약정보 제공을 엄격히 제한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 동안 손해보험사들은 대형마트나 카드사 등 제휴업체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로 보험개발원내 구축돼 있는 가입정보를 조회해 텔레마케팅(TM)에 활용해왔다.
 
보통 만기 30일전에 자사의 고객뿐만 아니라 타 손보사의 고객들에게도 TM 마케팅을 통한 영업을 해왔지만 내년 4월부터는 고객동의를 반드시 받은 후 TM마케팅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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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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