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몬티 총리 사퇴..유로존 리스크 재부상

입력 : 2012-12-11 오후 8:07:58
[뉴스토마토 정 세 진 기자] 앵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유로존 리스크가 재부상되고 있다구요?
 
기자:예 그렇습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내년도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는대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 총선은 내년도 2월로 앞당겨졌습니다.
 
몬티가 속한 민주당에서 새 총리가 나오지 못할 경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속한 중도우파 자유국민당이 집권하게 되는데요, 그는 이탈리아 긴축안에 줄곧 반대해 왔기 때문에, 향후 독일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큰 인물입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0월경에 몬티 정부에 지지안 철회를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베를루스코니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까?
 
기자: 해외 언론들은 베를루스코니의 재집권 가능성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몬티가 속한 중도좌파 민주당의 지지율은 30% 정도로 중도우파 국민자유당의 지지율 15%를 넘는데요,
 
전문가들은 총선 시기가 앞당겨졌을 뿐 민주당이 승리해 리스크가 곧 진정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베를루스코니는 잘 알려져 있듯이 재임기간 동안 마피아 지원에 탈세, 뇌물수수, 여자문제 같은 스캔들을 끊임없이 일으킨 인물입니다. 그는 긴축정책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반감이 높은 것을 이용해 다시 총리직에 오를 것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그가 재집권할 일은 없다고 하지만 반긴축 세력을 규합할 경우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하지만 이번 리스크로 인해 시장이 많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죠?
 
기자: 예 그렇습니다. 몬티 사임 건으로 지난 10일 현재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 금리 수익률은 전 거래일 대비 26포인트, 즉 4.79%까지 올랐습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장중 25포인트, 연 2.2%를 기록했습니다. 유럽 증시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사임이 알려진 10일 유럽 주요 증시들이 일제히 하락했구요. 특히 은행주가 큰 폭으로 떨어져 인테사 상파울로와 몬테 디이 파시 디 시이나 등 이탈리아 주요 은행들이 5%대의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프랑스 BNP 파리바, 도이체방크 같은 주변국 은행들도 덩달아 약세였습니다. 국제유가 역시 떨어져 10일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가 전 거래일 대비 0.37달러 떨어진 배럴당 85.56달러에 거래됐습니다. 조지 그로즈키 LGIM 투자기업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잠재된 균열이 실제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이탈리아 정계에 총 집중됐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몬티 현 총리가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직접 나섰다구요?
 
기자: 예. 몬티는 10일 EU 정상들과 함께 201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노르웨이 오슬로로 향했는데요.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자자들에게 정국 혼란으로 인한 갑작스런 시장 동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이탈리아 불확실성에 대해 크게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몬티는 오는 2월 총선 승리를 자신하면서 유로존에 남으려는 이탈리아의 노력을 국민들이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의 중도파 정치인들과 종교인들은 그가 총리직에 재출마해 스스로 개혁을 마무리하기를 권하고 있습니다. 몬티의 지지세력 중에는 페라리 회장 루카 디 몬테제몰로와 가톨릭계 중도연합의 피에르 페르디난도 카시니 당수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앵커: 이탈리아발 위기는 EU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앞둔 시점이어서 상당히 아이러니하기도 한데요. 앞으로 유로존은 어떤 대처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까?
 
기자: 10일 헤르만 반 롬푀이 EU 상임의장은 몬티의 정책이 총선 후에도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도 "이탈리아 개혁이 중단되면 유로존 시장불안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도 이탈리아 불안이 유로존으로 퍼져 금융시장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장 밖에서는 EU의 노벨평화상 시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등 EU가 유로존에서 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큰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롬푀이 의장은 평화상 수상은 과거의 성과에 대한 치하보다는 유럽의 통합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펴고 있습니다. 몬티 총리는 총리직에 재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유럽 정상들이 그의 복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이탈리아발 리스크는 다소 진정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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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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