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기업 10곳 가운데 6곳은 내년 수출 여건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수출은 상반기에 부진을 겪다가 하반기에 다소 개선되는 '상저하중(上低下中)' 형태가 될 것으로 기업들은 예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대 주력 수출업종을 영위하는 253개사를 대상으로 수출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57.2%가 '올해보다 수출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측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가운데 응답기업의 48.3%는 내년도 수출여건이 '올해보다 다소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고, '매우 악화될 것'으로 보는 기업도 8.9%를 차지했다. 반면 수출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은 12.3%에 그쳤다.
◇기업들이 내다본 내년 수출 여건 전망 등.(자료제공= 전경련)
기업들은 그 이유로 '선진국의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44.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환율 하락의 지속 가능성'(26.5%), '신흥국 경제의 부진 우려'(15.0%) 등도 수출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출여건의 악화로 내년도 수출증가율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수출이 증가할 것'(61.6%)으로 예상한 기업이 '감소할 것'(38.4%)이라고 응답한 기업을 앞질렀다. 하지만 '5% 미만의 낮은 수준 증가'(32.1%)를 전망한 기업도 많았다.
반기별로는 상반기에 수출 감소를 전망한 기업들(47.7%)이 하반기 수출 감소를 예상한 기업들(39.4%)보다 많아, 내년에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상반기에 부진한 수출실적이 하반기에 다소 개선되는 '상저하중'을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수출 채산성은 '올해보다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52%로 나타나 '올해와 유사'(37.1%)하거나 '올해보다 개선될 것(10.9%)'이라는 예상을 웃돌았다.
◇내년 수출 채산성 악화 예상 52%..적정 환율 1100원~1150원
수출 채산성 확보를 위한 적정 환율은 '1100원~1150원'으로 응답한 기업들이 46.7%로 가장 많았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현재 환율 수준이 이어질 경우 수출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수출 확대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두는 사항은 '수출시장 다변화'(31.4%)였으며, 이어 '원가절감' (25.2%)과 '신제품 개발'(18.2%), '해외 마케팅 강화'(11.2%)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내년 수출 전략지역으로 중국(25.9%)을 1위로 꼽았고, 동남아시아(17.1%), 미국(12.0%), 서유럽(7.4%) 등의 순으로 기존 주력시장 내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14.6%에 달한 점 등을 고려할 경우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수출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경련의 예측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내년에도 어려운 경제상황과 경영여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정부의 안정적 외환운용과 수출기업에 대한 금융·기술개발·해외마케팅 지원 확대, 무역마찰 해소를 위한 정책 수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