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해외로 빼돌린 범죄수익금을 처음으로 국내 환수조치했다.
대검찰청 국제협력단(단장 박경춘)은 몽골 중앙검찰청과 공조해 불법게임장 업주 안모씨(49)가 몽골로 유출한 17억여원의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했다고 16일 밝혔다.
◇안씨가 범죄수익금으로 몽골 울란바토르시에 세운 R호텔
검찰에 따르면 안씨는 2005~2006년 서울 면목동에서 불법 게임기 '다빈치' 등을 설치하고 전국 최대규모의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해 46억원을 벌어들였다.
안씨는 직원들의 차명계좌로 이 돈을 입금한 후 다시 몽골에 거주하는 환치기업자 10여명의 계좌로 송금하는 수법으로 60여회에 걸쳐 모두 17억여원을 몽골로 유출했다.
안씨는 2006년 3월 몽골로 출국해 호텔현황을 답사한 뒤 몽골 현지에 호텔신축을 위한 회사를 차리고 몽골 울란바토르시에 친척과 함께 R호텔을 건축하면서 자신이 빼돌린 17억원을 신축자금으로 투입해 범죄수익을 은닉했다.
안씨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불법게임장을 운영하는 한편 자신은 몽골에 투자하는 사업가로 행세해오다가 결국 특경가법상 재산국외도피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10년 10월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48억원을 선고받고 지난해 7월 만기출소 했다.
검찰은 그러나 안씨에 대한 형이 선고된 뒤에도 안씨가 몽골로 빼돌린 자금을 계속 추적한 끝에 안씨가 범죄수익으로 마련한 자금을 투입해 건축한 호텔을 몽골 검찰과 협조해 압류조치하고 경매를 거쳐 3억6000여만원을 국고에 환수했다.
이 금액은 R호텔에 대한 안씨 지분 35% 매각 대금에서 몽골측 집행관련 비용과 수수료 등 제반비용을 공제한 것이다.
박경춘 단장은 이번 범죄수익 환수조치가 "외국과의 상호 협력에 관한 협정을 토대로 해외로 빠져나간 범죄수익금을 국내로 환수조치한 첫 사례"라고 소개하고 "앞으로도 해외유출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경춘 대검찰청 국제협력단장이 안씨의 범죄수익 환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