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 넘어선 변협회장 선거전..지금 표심은?

지방권 합동유세 모두 끝나..1월7일 서울지역만 남아
한치 앞 못 보는 박빙..누가 소통 먼저하느냐가 관건

입력 : 2012-12-27 오후 6:05:26
[뉴스토마토 최기철·최현진기자] 대한변협 회장 선거전이 중반을 넘어서고 본 투표일까지는 20일도 채 안 남은 상황에서 전국 변호사들의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욱환, 양삼승, 위철환, 김현 네 후보는 전국을 넘나들며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대구지역을 마지막으로 지방지역 합동 유세는 모두 끝났다. 1월7일 전국 변호사 중 73%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지역 유세만을 남겨놓고 있을 뿐이다.
 
각 후보들은 현재 승패의 분수령이 될 '서울대첩'을 앞에 두고 로펌과 기업, 서초동 등지의 개업변호사 사무실을 잰걸음으로 돌며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접전이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다.
 
그러나 변호사들의 반응은 아직 충분히 달아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역이 특히 그렇다. 역대 최대 투표율을 보인 대선에 가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러나 합동유세가 부산부터 시작된 터라 지방의 열기가 곧 서울로 들이닥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부산지역의 한 청년변호사는 "과거와는 달리 이번 변협선거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투표율이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제47대 대한변협회장 후보들. 왼쪽부터 오욱환·양삼승·위철환·김현 후보(이상 기호순)
 
◇지방권 변호사들 "예전과 분위기 완전히 달라"
 
광주지역의 한 중견변호사도 "식사를 하거나 술자리에서도 누구를 지지할 것이냐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거 소외됐던 예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선거 열풍이 지방에서도 강하게 불고 있는 것이다.
 
지방지역의 선거에 대한 관심과 열풍은 일단 기호 3번 위철환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위 후보 자신도 최근 "지방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서울지역에서 표를 어느 정도 확보하면 충분히 당선될 것으로 본다"고 판세를 진단했다.
 
12월17일을 기준으로 전국 투표권자는 1만2300여명이다. 이 가운데 73% 이상인 9000명이 서울에 모여 있다. 지방에서 2000표 이상 서울에서 1500표를 득표한다면 당선이 유력할 것이라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위 후보의 '지방 대세론'에 의문을 표하는 변호사들도 없지 않다. 바로 지방권 변호사들이다. 대구 지역의 또 다른 개업 변호사는 "수도권 외곽에서는 경기나 수원 서울을 한 벨트로 본다. 지방후보 출신이라며 지방변호사들로부터 몰표를 받을 것이라는 낙관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서울 후보에 호감 갖는 지방 변호사들 적지 않아
 
지방권 변호사들 중에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나머지 세 후보에 대해서 호감을 갖는 변호사들도 없지 않다. 대전지역에서는 복수의 변호사들이 지방이냐 서울이냐 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겠다고 답했다. 강원지역에서도 비슷한 의견들이 나왔다.
 
그런 가운데에도 역시 "첫 직선제이니 만큼 비서울회 소속 회장이 나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답한 지방변호사들 역시 적지 않았다.
 
서울지역은 여론이 분분하다. 덕망이냐, 조직력이냐, 인물이냐를 두고 여러 갈래로 전망과 지지층이 갈리고 있다. 사내변호사들은 사내변호사들대로 개업변호사들은 개업변호사들 대로 지지하는 후보들이 서로 다르다. 지난 선거 때 막판 ‘캐스팅보드’ 역할을 했던 로펌표도 아직 움직임이 없다.
 
그러나 표심이 잠자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사내변호사들과 로펌 변호사들은 "네거티브로 변협선거가 점점 혼탁해지고, 후진 정치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네거티브 하는 후보에 반감
 
개업변호사들도 "직접적인 상대방 비방은 없을지라도 특정 후보를 에둘러 비난하는 후보들의 메일이 들어오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후보에게 반감이 간다"고 말했다.
 
과거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여러 변호사들은 "그런 후보일수록 쫓기고 있다. 밀리고 있다는 뜻"이라며 "네거티브를 하면 할수록 스스로를 코너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사내변호사들 중에는 "아무래도 기업에 있다 보니 공약이나 인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학연이나 지연 등에 따라 갈리는 등 직선제 이후 오히려 투표권자들의 구태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변호사들의 반응은 현재의 판세와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검토한다는 의미로 투표권자들이 후보들을 감시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화 통화 또는 직접 만나본 상당수의 변호사가 "이번에는 공약집을 꼭 한번 보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당락 결정될 듯
 
전국을 대상으로 한 첫 직선제로 진행되지만 서울에서 당락이 결정될 거라는 전망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가장 많은 변호사들이 운집해 있는 데다가 'TV정책토론'보다는 합동유세를 통한 반응이 더 뜨겁다는 것이 두 가지를 모두 경험해 본 지역 변호사들의 말이다.
 
그러나 내년 1월7일 실시되는 서울지역 합동유세 장소가 서초동 변호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얼마나 많은 변호사들이 참석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서울지역 변호사들 상당수가 지방권 변호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네 후보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많아 합동유세가 지방만큼 '흥행'하지는 않을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은 변호사들을 직접 찾아가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공약을 효과적으로 설명해 공감을 얻어낼 것이냐가 표심잡기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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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