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위기의 2013년' 경영전략 밑그림 완성

삼성 미래전략실 및 계열사 대표 모여 '1박2일' 끝장토론

입력 : 2012-12-28 오후 3:00:27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그룹이 다가올 2013년 새해 경영전략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비롯해 각 계열사 대표들은 27일부터 이틀 동안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사장단 세미나를 열고, 내년 경영전략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삼성그룹은 이번 경영전략 세미나를 통해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해법 ▲대내외적 경기 변수에 대한 리스크 관리 ▲신수종사업 강화 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을 비롯한 미래전략실 팀장급 10여명과 삼성전자(005930), 삼성생명(032830), 삼성물산(000830), 삼성중공업(010140) 등 핵심 계열사 최고 경영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삼성그룹은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맏아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 행진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대내외적 악재가 산적한 상황이라 올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이 예년과 달리 이번 세미나를 1박2일에 걸친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한 것도 내년이 녹록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방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삼성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직접 세미나에 참여해 내년 거시경제 전망과 경영 위험 요인 등을 집중 강조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우선 지난 17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일본 정부의 대대적인 양적 완화 정책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곧 '엔고시대의 종결'로 이어져 삼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의 원가절감·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들어서 삼성전자에 뒤쳐진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대표기업들의 대대적인 반격이 있을 수 있다.
 
또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삼성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고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변수다. 글로벌 불황 속에 '신보호주의'의 역습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IT업계 최대의 브랜드 네임으로 성장한 삼성은 희생양이 될 소지가 충분하다. 실제로 올 들어 미국에서는 삼성 가전제품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수차례 발생했고, 최근에는 유럽연합(EU)에서도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체제에서의 생존 전략도 중요한 변수다.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 상대적으로 기업 친화적인 박 당선자가 승리함에 따라 삼성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이지만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강화 등 경제민주화의 늪을 다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 특히 금산분리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은 그룹 차원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또 올해 삼성그룹은 '전자와 그외'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로 그룹 내 전자의 독주가 두드러진 한해였다. 문제는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점이다. 또 전자와 함께 양대 축을 이루는 금융계열사들이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부분도 숙제로 남아있다. 게다가 박근혜 정권이 신규 순환출자 금지를 실행할 경우 '삼성전자 효과'가 계열사로 확산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부진한 5대 신수종사업도 이번 세미나의 주요한 이슈 중 하나였다. 세계 경기 불황과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에 맞춰 향후 100년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구체적 비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이 꼽은 태양전지, LED, 바이오 제약, 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 사업 중에서 특히 바이오 및 의료 부문에 대한 세부적 실행 계획 등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초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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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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