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늦출 수 없다'.."현대기아차, 2.0 디젤 승용 개발 시급"

"2.0. 승용 개발 계획 없어"..수입차 2.0 디젤 승용으로 내수 시장 잠식
BMW 2.0 승용 520d·320d 판매 호조로 업계 1위..볼보 2.0 디젤 승용 7종으로 비상

입력 : 2013-01-04 오전 10:52:14
[뉴스토마토 정수남기자] 전통적으로 디젤 승용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중형(자동차산업협회 기준 배기량 1600㏄이상∼2000㏄미만) 디젤 승용차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 완성차 5사의 디젤 차량 개발 필요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2.0 디젤 승용차의 몸값이 상한가를 치면서, 국내 토종 기업인 현대·기아차의 해당 차종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미국 등에서는 디젤 승용차에 대한 수요가 적어 상대적으로 보급이 지지부진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디젤 엔진이 가솔린 엔진보다 친환경적이라 디젤 승용 생산과 판매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작년 BMW코리아가 4년 연속 업계 1위를 차지하는데 공헌한 디젤 승용 320d.
 
정부가 지난 20005년 국내 디젤 승용차 판매를 허용하자, 가장 먼저 내수 시장에 디젤 승용 모델을 선보인 곳도 프랑스의 푸조였다. 이후 폭스바겐도 대형 디젤 승용차를 출시했지만, 이들 업체는 그 동안 내수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여전히 디젤 승용차가 가솔린 모델보다 상대적으로 소음이 크고, 승차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제작 기술의 발달과 고유가, 경기 침체 등이 겹치면서 2.0 디젤 승용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BMW 코리아는 2.0 디젤 승용 520d와 320d의 판매 호조로 4년 연속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1월∼11월까지 모두 2만6916대를 판매했으며, 이중 70.1%(1만8863대)가 디젤 모델이었다. 판매한 디젤 모델 가운데 520d(7277대)와 320d(4251대)의 비중은 무려 61%였다.
  
◇볼보코리아는 지난해 모두 7종의 2.0 디젤 승용으로 2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모두 1768대를 팔아 전년대비 2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한 볼보코리아의 디젤 판매 비율도 90.4%(1598대)였다. 볼보코리아가 지난해 상반기 4종의 2.0 디젤 승용을 선보인데 이어 하반기에 이중 3개 모델의 2013년형을 내놓는 등 모두 7종의 신형 2.0 디젤을 선보인게 주효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지난해 하반기 신형 파사트 2.0 디젤 모델을,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도 지난해 1월 미니 2.0 디젤을 각각 출시하면서 이들 차량의 인기로 각각 업계 3위와 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국내 완성차 5사는 중형 디젤 세단을 전혀 개발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5년 당시 소형 디젤 세단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었지만, 현재까지 2.0 승용 모델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지난 2011년 하반기 유럽 공략형 1.7 i40왜건과 지난해 1월 세단형 i40 살룬을 출시한 정도다. 이들 모델은 국내 고객들이 외면하면서 지난 한해 모두 1만341대가 팔려, 이 회사의 전체 내수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불과했다.
 
◇지난해 폭스바겐코리아는 신형 가솔린 파사트를 내놓기 이전에 2..0 디젤 모델을 먼저 출시했다.
 
게다가 지난 2005년 정부의 디젤 승용차 허용이 현대·기아차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나머지 3사도 아직 디젤 승용차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1.7 디젤 승용이 주력"이라면서도 "이르면 오는 2014년 제네시스 디젤을 국내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승용 디젤 엔진은 무겁고 부피가 커, 디젤 승용을 양산하는 곳은 선진 완성차업체로 인정받고 있다"면서 "유럽의 경우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절반이 디젤 차량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업체들도 디젤 승용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현대·기아차는 국내 리더 기업으로 최근 국내 운전자들이 2.0 디젤 승용을 선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서둘러 이 차급의 디젤 모델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디젤 승용차의 부재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친환경 차량인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하는 LPI 하이브리와 가솔린을 연료로하는 하이브리드를 각각 판매하고 있다. 한국GM도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인 알페온 이어시스트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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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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