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폴리실리콘 가격이 올 들어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각 업체들이 지난해 3분기부터 가동률을 낮추면서 재고조정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반등이 아니기 때문에 업황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10일 태양광 가격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전주 대비 3.4% 오른 kg당 15.9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2일 반등을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출처=PV인사이트
웨이퍼 역시 단결정 모노 웨이퍼의 가격이 소폭 올랐다. 156㎜ 다결정과 단결정 웨이퍼는 각각 0.807달러, 1.165달러를 기록했다. 다결정 웨이퍼는 전주와 가격이 동일한 반면 단결정 제품은 1.75% 상승했다.
PV인사이트는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에 대해 "업체들이 지난 3분기부터 가동률을 낮춰기 때문"이라면서 "4분기에 덤핑 판매가 집중되면서 재고가 소진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고효율 제품인 단결정 태양광발전 제품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에 보탬이 됐다고 전했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모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여전히 업황 개선의 신호로 해석하기엔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가동률 하락과 재고 소진은 업황 악화에 따른 자구책일 뿐, 가격 하락의 주된 요인인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게 공통된 해석이다.
때문에 업계의 구조조정을 수반하지 않은 가격 상승은 오히려 '복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생산을 멈춘 중소 규모의 업체들이 다시 공장가동을 재개할 경우 또 다시 공급과잉이 재연되고, 이는 가격하락을 압박하는 부메랑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 악화로 각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은 다행이나 의미 있는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업황이 회복했다고 판단하기 힘든 상황에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반등하는 것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후발업체들의 구조조정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가격 반등에 의미를 두기보다 시장 기능을 마비시켰던 공급과잉을 여전히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