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롯데주류가 걸그룹 아이돌에게 비싼 모델료를 지급하고 촬영한 광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전전긍긍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의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은 오는 5월까지 카라의 구하라, 씨스타의 효린, 포미닛의 현아 등 아이돌 3명(아래 사진)과 계약을 맺고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선정성을 이유로 광고를 노출시키지 못하고 있다.
롯데주류의 홈페이지에서조차도 이들이 등장한 광고물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현재 모델을 활용한 판촉행사나 온라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업소에서 인쇄물을 활용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앞서 롯데주류는 2007년부터 처음처럼의 모델로 활동한 이효리를 대신해 지난해 말 인기 아이돌 3명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이효리가 쌓아온 브랜드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이례적으로 여러 모델을 동시에 기용하는 전략을 썼다.
이와 함께 이들이 촬영한 동영상을 포털사이트, SNS 등에 일제히 공개하고 홈페이지에서 대대적인 소비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야심차게 시작했던 롯데주류의 프로젝트는 서울시로부터 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아이돌이 주류 광고에 출연하는 것은 청소년에게 술에 관한 좋은 이미지를 줄 우려가 있다며 모델 기용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또 기존의 주류 광고의 수위를 넘어 지나치게 선정적인 동영상이란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지난달 21일부터 처음처럼의 브랜드 사이트에는 새로운 영상물 대신 이전의 광고 만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까지도 진행 중인 이벤트가 없는 상태며 일부 서비스는 중단될 정도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좋은 취지에서 시행하는 정책에 따른는 조치지만 롯데주류로서는 서울시가 원망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무려 5년간 활동한 장수 모델을 교체하고 더 많은 모델료를 지불했음에도 별다른 효과를 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모델료는 1인당 2억~3억원 수준으로 3명을 합치면 이효리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관계자는 "모델 계약 기간 6개월 동안 통상 한 차례 광고를 촬영하는 것에 따라 다시 제작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약 기간 내 모델을 활용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