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헤지펀드의 레버리지가 9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위험선호강화와 함께 증시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 '선수'인 헤지펀드들도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의 통계에 따르면 주식 상승이나 하락에 베팅하기 위한 헤지펀드 레버리지가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권거래소도 헤지펀드들이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대출규모가 4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헤지펀드들이 고객으로부터 투자받은 자본에 대한 부채비율을 뜻하는 레버리지는 지난 4일 기준 153%로 2004년 이후 평균치 143%를 크게 상회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부터 개인투자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레버리지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강세장을 보였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레버리지가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한 시기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였다.
주요 외신은 저평가된 주가 수준과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S&P500지수의 PER은 14.8배를 기록했다. 4년 전 강세장이 시작된 이후 과거 12개월 이익을 기준으로 한 PER 15.5배와 과거 60년 평균 PER 16.4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20억달러 자금을 운용하는 솔라리스 그룹 LLC의 티모시그리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재정절벽 부채 관련 이슈가 일단락 됐다는 소식이 나오자 마자 우리는 빠르게 레버리지 비율을 늘렸다"고 말했다.
이어 "저평가된 주가 수준과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괜찮아 보인다"며 "우리는 올해 주식시장에 대해 매우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레버리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주가가 그 만큼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1120억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PNC웰스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더니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위험선호도가 강화되는 과정에서 첫번째 현상은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투자자들이 추가 상승을 위해 레버리지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들이 레버리지를 늘리고 있다는 것은 이제부터 고위험 거래가 시작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승과 함께 하락 위험이 공존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