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5일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문희상)는 '회초리 민생현장 방문' 행보를 시작한다. 대선 패배에 대한 용서를 구하고,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비대위 지도부와 민주당 소속 의원 등 60여명은 14일 오전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회의 삼배를 올리고, 이어 열린 첫 번째 회의에서 입을 모아 혁신을 외쳤다. '회초리 투어'도 이같은 맥락에서 비대위 구성 전부터 나왔던 아이디어.
그렇지만 의욕적으로 출발하는 '회초리 투어 버스'에 의미가 줄어드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 평가와 새로운 정치를 위한 혁신에 매진하는 것이, 전국을 돌며 '보여주기식' 사과를 하는 것보다 더 시급하다고 얘기한다.
◇전국 도는 참회의 '회초리 투어' 돌입..효과는 미지수
문희상 비대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은 15일과 16일 1박2일의 일정으로 광주·호남과 부산·경남 일대를 찾아 대선 패배로 '멘붕'에 빠진 48%의 국민들을 보듬을 예정으로, 이같은 '회초리 투어'는 전국을 돌면서 실시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김현 대변인은 "지역의 현장을 방문해 민심을 듣고 현장에서 나오는 각종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국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철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국민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호남과 비주류를 대표하는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는 '회초리 투어'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임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은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졌으니까 국민들에게 회초리 맞아야죠"라면서도 "'회초리 투어'가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도부와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잘못했다고 전국 돌아다니면서 해봤자 똑같은 소리 아니냐"며 "바로 지금 현재 혁신의 길을 제시해야 된다. 무릎 꿇고 잘못했다고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주류인 김영환 의원 역시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가서 삼배하고 사과하고 참회하는 퍼포먼스보다 대선 평가회를 전국적으로 조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과하고 참회하는데 뭐를 사과하는지, 뭐를 반성하는지, 누가 책임을 질 건지의 문제가 빠져 있다"면서 "국립묘지, 전직 대통령 방문하는 것은 그동안 충분히 했다. 그것보다는 민생현장이라든지 자기성찰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여기에 전날 국립현충원에서의 삼배를 바라보는 네티즌의 시각이 곱지 않다는 점도 '회초리 투어'의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의 삼배 관련 기사에 "말로만 반성하면 무엇하나"(elzkvn****), "중도적인 국민에게는 식상하다"(TKDY****) 등의 냉소적인 댓글들이 달렸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서 감지되고 있는 이같은 기류들로 인해 '회초리 투어'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영호남 방문 이후의 일정은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용두사미에 그칠 가능성도 남아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