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끌어안은 동부그룹..신용도 영향은?

나이스신용평가 "현재로선 동부그룹 신용도에 미칠 영향 크지 않아"
한신평 "현 시점에선 판단 불가"

입력 : 2013-01-17 오후 5:22:19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 인수가 동부그룹의 신용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과도한 차입 규모에 따른 재무적 부담 확대와 재무적 투자자(FI)의 높은 지분율로 인한 잠재적 비용 발생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
 
아울러 지난 8일 인수 본계약 체결 이후 아직까지 계열사별 분담금액, 재무적 투자자와의 계약 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동부그룹의 신용도 변화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대우일렉 인수, 동부그룹 신용도에 미칠 영향 크지 않아"
 
국내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일 대우일렉 인수가 동부그룹에 미칠 영향이 현재로선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예정금액보다 1000억원 수준의 인수 부담이 줄었고, FI들과 인수금액을 분담하기로 한데다 대주주의 인수 참여로 개별 계열사의 인수 부담이 상당 폭 경감됐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8월23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부컨소시엄은 실사 및 협상을 거쳐 최초 제시금액인 3700억원에서 약 1000억원 감소한 2726억원에 본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이번 대우일렉 지분 100% 인수는 동부그룹측이 50.6%, FI측이 49.4%로 분담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인수대금 가운데 1380억원은 동부하이텍, 동부CNI 등 동부그룹 계열사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1346억원은 KTB 사모펀드(PE)와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의 투자전문회사인 SBI를 비롯한 FI들이 부담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자부문에서의 장기간 사업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대우일렉과의 향후 영업관계 심화를 통한 전자 및 유관 계열사의 사업경쟁력 제고도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삼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1실장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에 따른 자금소요에도 불구하고, 인수에 따른 제반효과가 인수에 참여한 각 동부계열사 및 동부그룹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신평 "현 시점에선 판단 불가..인수 이후 조건 확정 안돼"
 
반면, 한국신용평가는 대우일렉 인수가 동부그룹의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현 시점에서 동부컨소시엄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는 계열사별 분담금액,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관련한 제반 사항, FI와의 계약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 사항이 확정되지 않아 재무부담을 분석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원은 "현재는 출자 제반 사항, 계열사 참여 및 분담 등 인수 이후에 다른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판단을 내리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1월말쯤 다른 조건이 확정되면 동부그룹 계열사 평가 보고서에 반영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긍정 또는 부정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기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대우일렉 자체의 차입금이 상당 부분 경감돼 인수 이후 동부그룹의 추가 투자 부담이 감소한 점은 긍정적이나, 이번 인수가 동부그룹의 재무융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대우일렉의 순차입금(할인포함)은 6835억원,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EBITDA(이자 및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은 604억원 수준으로 총차입금/EBITDA는 11.6이었다. 이는 앞으로 12년 가까이 벌어들인 돈을 고스란히 갚아야 하는 수준이다.
 
반면, 동부그룹 비금융계열사들의 지난해 9월 기준 총차입금/EBITDA는 10.4를 기록했다. 순차입금은 5조 2554억원, 부채비율은 236.8%로 나타났다.
 
박상용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지난해 9월말 현재 비금융계열사의 순차입금이 5조원을 초과하는 등 동부그룹 전반의 재무여력이 크지 않았다"며 "이 자금이 동부그룹의 재무융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FI들의 대우일렉에 대한 지분율이 49% 이상으로 이는 향후 동부그룹에 잠재적 비용으로 작용한다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동부그룹은 순차입금과 FI들의 지분율에 대해 크게 우려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동부그룹 관계자는 “대우일렉의 순차입금 6835억원은 이번 인수과정에서 출자전환돼 감자처리됨으로써 대우일렉은 빚이 없는 클린컴퍼니가 된다”며 “전혀 우려할만한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FI들은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향후 기업공개(IPO)시의 투자가치를 보고 참여했기 때문에 당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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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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