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경기부양책, 동남아 경제에도 '햇빛'

입력 : 2013-01-21 오후 1:44:1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의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동남아시아 국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들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10조엔 규모의 일본 경기부양책의 혜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경기 회복으로 내수가 늘면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주문 역시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샌티탄 사티라타이 크레딧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일본 국내수요 확대의 수혜를 볼 것"이라며 "일본의 공급자이자 소비자인 국가는 경기부양의 동반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전했다.
 
낮은 자금조달 비용으로 일본 기업들의 대외 투자가 활성화 될 것이란 전망 역시 동남아 경제 앞날을 밝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태지역 리서치센터 공동대표는 "일본 기업들은 동남아로의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이는 자산 가격 상승과 투자·소비의 확대를 불러와 높고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이슨 모티메르 JP모건체이스 투자전략가는 "미국에 이어 일본도 유동성 확대에 동참했다"며 "신흥국 통화의 평가절상 압력이 높아져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기술적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든 일본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총선 이전부터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열린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며 아베가 총리 자리에 오르자 일본은행(BOJ)은 이에 화답하듯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를 10조엔 증액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일본 정부와 BOJ는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지금의 1%에서 2%로 높이고 이를 중기에 달성키로 합의했다.
 
또한 10조엔의 추가 예산안을 통과시켜 인프라 프로젝트 등 대규모 공사를 벌여 경기 회복 효과를 꾀하고자 했다.
 
이번달의 BOJ 통화정책회의에서도 추가 양적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부양 움직임에 엔화 가치는 빠르게 떨어졌다. 아베가 양적완화를 시사한 이후 두 달여 동안 달러대비 엔화 가치는 10% 가량 하락했다.
 
반면 엔저의 부정적인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함께 전해졌다. 환율 비용 부담이 늘어나 수출 증대효과가 상쇄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지나 빅토리노 ANZ 이코노미스트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순수출국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반면 홍콩, 태국, 대만 등 순수입국은 이익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과 같이 글로벌 시장에 일본과 비슷한 품목을 수출하는 국가들은 가격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다이와 증권은 "한국의 조선, 자동차, 전자 등 일본 기업과 경쟁자들은 엔화 약세의 역풍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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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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