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국민연금은 장기적인 재정안정성을 위해 보험료율을 높이거나, 받는 급여를 깎거나, 받는 기간을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부담되는 이야기 뿐이죠. 선택이 필요합니다."
신성환 연금학회 회장은 28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 해 세 번째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공감대 형성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이미 65세로 수급 시점 늦춰진 상황에서 또 다시 68세 이상으로 늦추는 것은 반대하거나, 더 이상 소득대체율을 낮출 수 없는데 의견이 모아진다면 결국 보험료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죠. 국민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조합을 도출해야 합니다."
지난 2008년 재정추계에 따르면 오는 2060년에는 국민연금기금이 완전히 소진된다. 올해 제3차 재정추계에서는 이 시점이 더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연금수령시기는 65세로 늦쳐졌고 소득대체율은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향후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0% 이상으로 높이고 연금수령시기는 68세로 늦추는 한편, 소득대체율도 40% 아래로 낮추는 방안 등이 모두 고려 대상이다.
그는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간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이해 당사자라며 말을 아꼈지만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목소리를 보탰다.
다음은 신 회장과의 일문일답.
-우리나라 연금제도에 대해 점수를 매긴다면.
▲학점으로 치자면 C+에서 B0. 75~80점 정도다. 총론으로는 괜찮은데 각론으로는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 비교적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소위 3층 연금체계의 틀이 갖춰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지만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한다.
-기초노령연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연금뿐만 아니라 복지제도의 방향은 선택과 집중이다. 전체 노령층을 대상으로 지급하거나, 두 배로 지급하는 제도는 감당하기 어렵다. 더구나 노령인구는 계속 증가한다. 정말로 필요한 사람을 선별하고, 기존에 받는 것보다 2~3배 지급해서 기초노령연금으로 진짜 기초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해야한다.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의 재정통합은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연금의 재원을 어떻게 활용하고, 그랬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연금 재원을 기초노령연금 재원으로 충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은 젊은층이 연금 보험료를 내고 그 돈을 노령층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윗돌 빼서 아랫돌 박기다. 국민연금은 궁극적으로 고갈될 것이고, 그 시점은 더 빨리질 수밖에 없다.
-올해 제3차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앞두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연금은 부담되는 이야기만 나온다. 향후 국민연금은 보험료율이 올라가거나, 받는 급여가 삭감되거나, 기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택이 필요하고 이것들의 조합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미 65세로 수급 시점 늦춰졌는데 68세나 70세로 늦추는 것 반대, 국민연금은 무조건 안전해야되니 투자자산 비중 높여도 안된다고 한다면 결국 보험료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합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중요하다. 빨리 공론화시키고 의사결정 체제를 갖추지 않으면 문제의 크기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간의 형평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
▲본인이 사학연금 수령자로 이해당사자이다 보니 답을 하기에 적절한 주체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개선은 꼭 필요하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이른바 3층 연금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연금, 결국 복지라는 큰 틀에서 봤을 때 첫째는 선택과 집중이다. 두 번째는 젊은세대가 스스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를 위해 현재 누릴 수 있는 것을 참고 희생할 용의가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유도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연금 관련 금융기관이나 사업자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 해야한다.
-연금학회은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가실지.
▲연금학회 역시 선택과 집중이다. 기존 통합운영 방식과 달리 올해는 공적연금분과, 퇴직연금분과, 개인연금분과의 3개 분과위원회를 운영해나갈 계획이다. 연금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정책 당국자들에게 바람직한 영향을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