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최근 보험 가입자 개인정보 통합관리시스템 소유권을 두고 손·생보 헙회와 보험개발원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 보호' 논의보다 업계와 기관간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 가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와 보험개발원이 집적하고 있는 보험정보를 일원화해 보험개발원으로 통합하고, 보험개발원의 명칭을 보험정보원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보험 계약과 관련된 정보는 보험개발원이 260억건,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2억3000여건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손 생보 협회가 구축, 운영하고 있는 가입자 개인정보 통합관리시스템에 대해 각자 보험업법에 규정돼 있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며 가입자 개인정보 관리의 업무를 다시 되찾겠다고 나섰다.
이에 따라 손생보 협회는 140억원을 들여 구축한 가입자 정보 통합시스템을 이관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생보협회는 이미 지난 2007년부터 가입자 계약정보와 사고정보의 통합시스템을 구축 한 후 운영중에 있으며 계약정보만 운영하던 손보협회는 사고정보를 통합한 시스템을 구축한 후 지난해 4월 1일부터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개발원이 제동을 걸어 중단된 상황이다.
통합관리 시스템 업무 소유권이 개발원으로 넘어갈 시 양 협회는 운영중이던 시스템을 모두 이관시켜야 한다.
생보·손보 협회는 지난 21일 '보험정보 집중체계 현황, 문제점 및 개선방안’ 세미나를 개최하고 보험개발원의 보험정보 관리원으로의 승격은 감독기구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며, 140억원들여 정보 처리 시스템을 구축해 놓은 자신들이 정보 관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보험개발원은 본래의 운영하던 업무를 다시 되찾는 것이니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원 측은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가 가입자 개인정보를 취급하게 되면 회원사를 위해 정보가 악용될 수 있응 뿐 아니라 개인정보 노출의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보·손보 협회측이 2억건 정도를 관리 하는데 비해 자신들이 취급하는 정보는 260억건 정도로 훨씬 많아 개발원에서 정보 관리를 집중하는 것이 향후 비용절감에도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소비자보호와 제도개선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협회가 정보를 집약하고 관리하는 것이 업무의 효율성과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업계 모두가 협회가 통합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결정해 수십억원을 들여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개발원에서 가져간다는데, 당국에서 이를 바로 잡아주기는 커녕 타당치 않은 이유로 개발원을 두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같이 갈등이 깊어지면서 정작 소비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정보 보호' 논의보다 협회와 개발원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돼 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험정보 관리는 90년대부터 논쟁이 시작됐다"며 "정보유출 가능성을 먼저 논의하는 게 순서 임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 정보를 어디서 가져가는지가 아니라 자신의 정보가 잘 보호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자신들의 정보를 두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이 얼마나 불편하게 받아들여지겠냐"면서 "이번 정보관리 싸움은 무엇보다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생각해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